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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최정 “신기록 하루 만에 리셋, 3할 타율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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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최정 “신기록 하루 만에 리셋, 3할 타율이 좋아”

입력
2024.05.01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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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넘어 프로야구 홈런 1위 주인공
"기록 달성 하루 만에 기분 리셋"
다음 목표 500홈런, 안 다치고 몸 관리
2017년 이후 매 시즌 3할 타율 실패
"꾸준히 안타 쳐 기분 좋은 날 많았으면"

SSG 최정이 28일 인천 KT전에서 4회초 만루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의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467개를 넘어 469개까지 쏘아 올린 최정은 이제 최초의 500홈런 고지를 향해 달려간다. SSG 제공

SSG 최정이 28일 인천 KT전에서 4회초 만루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의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467개를 넘어 469개까지 쏘아 올린 최정은 이제 최초의 500홈런 고지를 향해 달려간다. SSG 제공

한국프로야구 홈런왕 최정(37·SSG)이 앞으로 걸어가는 길은 하나하나가 역사다. ‘국민 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의 467홈런을 넘어 이제 리그 최초의 500홈런을 바라보고 있다. 홈런의 꽃인 그랜드슬램은 보너스와 같다. 28일 인천 KT전에서 469홈런을 통산 14번째 만루포로 장식해 부문 1위 이범호 KIA 감독과 격차를 3개로 좁혔다.

홈런의 상징처럼 굳어진 최정은 그러나 이를 의식하지 않는다. 지난 24일 부산 롯데전에서 468홈런 대기록을 달성한 뒤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한결 홀가분한 모습으로 한국일보와 만난 최정은 “홈런을 친 기분은 그날 바로 잊으려고 했다”며 “이튿날부터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평소같이 시즌을 치르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족들도 하루에 끝내고 ‘리셋’하려는 내 성격을 잘 아니까 부산 원정에 다녀온 다음 집에서 ‘축하한다’, ‘나중에 파티하자’는 얘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24일 부산 롯데전에서 468홈런 신기록을 달성한 뒤 덤덤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정. SSG 제공

24일 부산 롯데전에서 468홈런 신기록을 달성한 뒤 덤덤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정. SSG 제공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도 무덤덤하게 그라운드를 돌고 세리머니를 했던 이유도 공개했다. 최정은 “(기념촬영을 할 때) 나름 웃었다”면서도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라 그랬던 것 같다. 좋았는데 민망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한 “홈런 나오는 게 쉽지 않으니까 어디든 상관없이 빨리 468홈런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막상 홈런 치고, 세리머니를 하니 사직구장이라 아쉽긴 했다. 인천 홈에서 쳤으면 더 감격스럽고 뿌듯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최정의 강점은 꾸준함이다. 2005년 데뷔해 2006년부터 올해까지 프로야구 역대 최장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큰 부상 없이 최고의 기량을 계속 유지한 덕분에 2013년 6월 20일부터 통산 홈런 1위 자리를 지켰던 이승엽 감독의 이름을 10년 10개월 만에 끌어내렸다. 맨 윗자리에 있는 최정의 이름 역시 적어도 10년 이상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현역 선수 중 홈런 2위인 KT 박병호(380홈런)의 나이는 최정보다 한 살이 더 많고, 홈런 생산 속도도 더디다. 지난 시즌 2000년생 홈런왕 노시환(한화)은 아직 73홈런에 불과해 갈 길이 너무도 멀다.

2005년 신인 시절 최정의 타격 모습. SSG 제공

2005년 신인 시절 최정의 타격 모습. SSG 제공

이승엽 감독은 자신을 넘어선 최정에게 “600홈런도 칠 수 있다”는 덕담을 건넸지만 다음 목표는 500홈런이다. 최정은 “600홈런까지는 못 칠 것 같다”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안 다쳐야 되고, 몸 관리를 신경 써야 되기 때문에 목표를 설정하려고 한다. 큰 목표는 500홈런”이라고 다짐했다. 다만 “기록이 임박하면 또 생각나겠지만 지금은 잊고 경기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런보다 당장 욕심이 나는 건 3할 타율이다. ‘소년 장사’ 출신 최정은 10여 년 전만 해도 호타준족이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를 기록했고, 2012년과 2013년엔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이 기간 타율도 2009시즌을 제외하고 매년 3할 타율을 찍었다. 2016년에 처음으로 한 시즌 40홈런 고지를 밟고, 2017년 46홈런을 친 최정은 이후 정교함이 살짝 떨어졌다. 2017년(타율 0.316)을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3할대 시즌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2012년 호타준족 시절의 최정. SSG 제공

2012년 호타준족 시절의 최정. SSG 제공

최정은 “2012년과 2013년 당시엔 (여러 방향으로 타구를 날리는) 부채꼴 타격을 했고, 안타도 많이 쳤다”며 “지금도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그때와 같지만 갈수록 타격 포인트가 앞으로 오는 등 여러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고 타율이 떨어진 이유를 진단했다.

이어 “홈런도 좋지만 3할 타율을 치는 게 좋다. 1년에 144경기를 하면서 기분 좋은 날이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어느 날 홈런 쳐서 기분 좋은 것보다 (현재 타격 1위인 팀 동료) 기예르모 에레디아처럼 안타를 꾸준히 치면서 홈런이 나오면 정말 하루하루가 더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정이 28일 KT전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SSG 제공

최정이 28일 KT전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SSG 제공

30대 후반인 최정은 여전히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29일 현재 타율 0.286에 11홈런(공동 1위)을 기록 중이며, 수비도 3루 ‘핫 코너’를 견고하게 지킨다. 지금 페이스로 시즌을 마치면 3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데, 대형 계약을 기대할 수 있다. 최정은 계약 관련 질문에 “구단에서 잘해줄 것”이라며 시즌에만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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