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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올 거면 맞다이"... '국힙 원톱' 민희진에 열광하는 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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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올 거면 맞다이"... '국힙 원톱' 민희진에 열광하는 MZ

입력
2024.04.29 12:17
수정
2024.04.29 15:23
0 0

민 대표 기자회견 어록 영상 화제
정제되지 않은 말투로 욕설 난무
2030 직장인, "속 시원해" 열광
힙합 티셔츠 등장, 품절 대란까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당시 모습과 그의 발언을 영어로 번역해 새긴 티셔츠. 인스타그램 캡처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당시 모습과 그의 발언을 영어로 번역해 새긴 티셔츠. 인스타그램 캡처

거대 연예기획사 하이브를 상대로 경영권 찬탈 의혹을 정면 반박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비속어를 거침없이 사용하며 권위에 정면 도전하는 모습에 직장인들이 호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너네처럼 기사를 두냐, 술을 X마시냐, 골프를 치냐"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민 대표의 기자회견 어록을 담은 클립 영상이 수백만대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 업을 하잖아? 욕이 안 나올 수가 없어, XXXX들이 너무 많아서", "계모와 언니들이 나를 핍박하고 있는데 하지만 결론은 항상 콩쥐가 이겨", "내가 너네처럼 기사를 두고 차를 끄냐, 술을 X마시냐, 골프를 치냐! 제 법인카드 보잖아요? 야근 식대밖에 없어요. 배민(배달의 민족)" 등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박지원 대표 등을 직격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누리꾼들은 해당 발언을 공유하며 민 대표를 응원했다. 한 누리꾼은 "남 일 같지 않다"며 "직장생활하면서 술 마시고 골프 치는 임원들을 보고 눈살 찌푸려질 때가 있었는데 내 심정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통쾌하다"고 호응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직장에 널려 있는 개저씨들 상대로 한 사이다 발언에 공감한다", "속이 다 시원하다", "대기업 사장 상대로 욕설을 뱉으며 울분을 토하다니 대단하다", "나도 저 마음 이해한다" 등 공감 댓글을 쏟아냈다.

"들어올 거면 맞다이"… 어록 티셔츠도 등장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나눈 카톡을 공개하고 있다. 뉴스1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나눈 카톡을 공개하고 있다. 뉴스1

그의 모습과 어록을 담은 '힙합 티셔츠'도 나왔다. 국내 한 디자이너가 제작한 이 티셔츠에는 민 대표 사진과 함께 영어로 번역한 그의 어록이 새겨져 있다. 검은색 반팔 티셔츠에는 붉은색 글씨로 'all eyes on me(모든 눈이 내게 향해)'라고 적혀 있다. 글씨 아래에는 그의 사진과 'And there are 2(too) many old jerks(늙은 얼간이들이 너무 많다)', 'If you got beef, bring it straight up to my face(불만 있으면 내 면전에서 얘기하라)' 등 어록이 적혀 있다.

해당 문구는 민 대표가 하이브 경영진을 향해 "이 개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해가지고", "들어올 거면 맞다이(직접 대면)로 들어와. 뒤에서 X랄 떨지 말고"라고 한 내용을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해당 티셔츠 사진을 공유하며 민 대표의 거침없는 말투에 "진정한 힙합", "국힙(국내 힙합) 원톱"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급기야 민 대표의 어록 영상에 비트를 얹어 프리스타일 힙합으로 재가공한 영상도 등장했다.

민 대표가 25일 기자회견에서 입은 옷과 모자도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당시 민 대표는 정장 대신 녹색과 흰색의 줄무늬 티셔츠와 LA다저스 팀 로고가 새겨진 파란색 볼캡을 착용했다.

"거친 표현으로 날 것의 분노 대중과 공유"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73년생 한동훈'의 저자인 심규진 스페인 IE 대학 교수도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 대표는 자신을 거대 엘리트 집단에 억울하게 린치당하는 '을'로 프레임했다"며 "법적, 도덕적, 상식적 통념에 반하는 거친 표현 방식으로 날 것의 분노를 대중과 공유했기 때문에 열광적 반응을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도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민 대표가 지금으로선 여론전에서 승리한 걸로 보인다"며 "'방시혁 대 민희진'이 아니라 '하이브 대 민희진'으로 전략을 잘 짰다. 초거대기업이 된 하이브에 레이블 어도어, 아니 '나약한 여성' '뉴진스 엄마' 민 대표의 감성 담뿍 저항이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민 대표가 K팝계의 오랜 병폐를 직격해 여론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랜덤 카드 만들고 '밀어내기'하는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수치가 계속 우상승돼 시장이 비정상이 되고 (랜덤 카드를 사야 하는) 팬들에게 부담이 다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밀어내기'는 앨범 판매사에서 초동(발매 일주일간 판매량) 물량을 대규모로 구매해주고 그 대신 팬 사인회 등 행사로 판매를 지원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간 K팝 업계에서 앨범 초동을 끌어올리기 위해 흔히 쓰인 관행이다.

누리꾼들은 "업계에서 암암리에 해오던 편법을 거부하고 실력으로 승부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뉴진스 하나 잘되게 하겠다는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지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식 석상에서 과도한 욕설을 하며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 "일개 직장인이 아니라 대표인데 발언이 경솔했다"며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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