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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분리보다 운동시설부터"...'체육 분리' 교육과정 수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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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분리보다 운동시설부터"...'체육 분리' 교육과정 수정 논란

입력
2024.04.26 20:00
수정
2024.04.26 22:03
6면
0 0

음·미·체 통합 즐거운생활→체육 분리 추진
교사들 "현 교육과정, 신체활동 안 부족해"
국교위 교육과정 수정하기로 의결

25일 경기 용인시 마성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늘봄학교 프로그램으로 배구 수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25일 경기 용인시 마성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늘봄학교 프로그램으로 배구 수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초등학교 1, 2학년의 신체 활동 시간을 늘리기 위한 정부의 체육 교과 분리 방안에 교육 현장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교과 체계 개편 시 혼란이 크고 학교 내 체육 공간 마련 등의 조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6일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체육 교과를 분리하기로 의결했다.

국교위는 초등학교 1,2학년이 음악, 미술, 체육을 통합하여 배우는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을 분리하는 내용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하기로 결정했다. 또 중학교 스포츠클럽 운영 시간을 3년간 102시간에서 136시간으로 늘리기로 했다. 초 1,2학년 체육 교과 분리는 이날 국교위 회의에 참석한 위원 17명 중 9명의 찬성 표결로 결정됐다. 남은 위원들은 반대(2명), 기권(2명), 표결 불참(4명)으로 다른 의견을 보였다. 구체적인 교육과정 개정 일정은 향후 국교위 논의를 통해서 결정될 예정이다.

현장 교사들 대다수는 체육 교과 분리에 반대하고 있어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초등교사노조가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교사 7,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8%가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 "합리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23~25일 교사 1,226명을 조사한 결과, 체육 교과 분리에 반대하는 응답률이 88.8%나 됐다.

교육과정에 신체 활동 시간이 부족하다는 전제부터 정부와 교사들의 판단이 엇갈린다. 2년간 400시간인 즐거운생활 수업시수 중 신체 활동을 현재 80시간에서 144시간까지 늘리고 별도 과목으로 분리하는 게 지난해 교육부가 밝힌 안이다. 반면 초등교사노조 설문조사에서 교사의 76%는 교육과정에서 운동량이 부족하지 않다고 답했다. 즐거운생활에 음악, 미술, 체육이 균형적으로 들어가 있다는 의견은 전체의 85%, 학생들이 즐거운생활의 체육 수업에 만족하는 편이라는 응답은 88%였다.

교사들은 교육과정보다 학교 공간 같은 물리적인 한계가 학생들의 신체활동을 제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초등교사노조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1%가 체육 활동에 공간상 제약이 있다고 답했다. 노조는 "교육과정 개정 논의보다 학교 현장에 체육활동 공간 마련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2022개정 교육과정은 올해부터 적용됐다는 점에서 숙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교위 위원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1년 정도의 숙의 기간을 설정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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