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50대 50 상황…신중해야"
트럼프 리스크 해소 위한 각국의 접촉 움직임
바이든 행정부, "선거 개입" 민감한 반응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부 국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며 "그야말로 50대 50 상황에서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25일 밝혔다. '트럼프 재집권 리스크'에 대비한 각국의 움직임과 무관하게 우리 정부엔 "균형감 있는 접근"이 더 현명한 선택지란 것이다.
이 당국자는 특히 "현재 집권당은 민주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 정부 고위인사들 역시 이 같은 움직임에 "당연히 긍정적이지 않다"고 전한 뒤, 한국은 트럼프 인맥과 접촉하더라도 "가능한 한 드러나지 않도록 신경 써서 하고 있다"고 했다. 이른바 '스텔스 모드'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으로, 외교부 내부에서는 실제 바이든 행정부뿐만 아니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별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대선 결과에 대한 예단 없이 "균형감 있게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접근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최근 외신 등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각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아소 다로 전 총리 등이 현재까지 언급된 인사들이다. 일본에서는 '모시토라(혹시라도 트럼프)'라는 유행어가 돌면서 행정부와 정치인사들이 트럼프 전 행정부 인사들과 접촉하는 사실을 적극 알리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러나, 이번 주 초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을 두고 "선거 개입"이라고 지적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당국자는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조기 개시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에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에 대해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거나 부정적 코멘트를 한 건 없는 걸로 안다"며 "제가 만나본 트럼프 측근 인사들도 한미동맹의 미래와 필요성,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공약의 중요성에는 모두 공감했다"고 전했다.
한편,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귀국한 조현동 주미대사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미동맹 발전의 큰 흐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공감대는 한결같았다"며 "다층적 고위급 교류를 비롯해 핵협의그룹(NCG)과 같은 강력한 안보체제, 경제·과학기술 분야 등에서 단순히 협력 강화라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제도화되고 훨씬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