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부터 모두 세 차례 연기
재판 앞두고 "삼류 드라마 소재..."
첫 재판서도 "피해자 진술 부동의"
동료 동성 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상병헌 세종시의원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을 앞두고 별도의 기자회견을 자청해 ‘삼류 드라마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일갈했지만, 그의 변호인은 구체적인 의견 진술, 증거 제시 없이 혐의를 부인했다.
대전지법 형사8단독 이미나 판사는 22일 강제추행, 무고 혐의로 기소된 상 의원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상 의원 측은 법정에서 혐의사실을 부인한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피해자 진술 증거에 동의하지 않는다.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진술은 추후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상 의원은 세종시의회 의장이었던 2022년 8월 24일 저녁 의원 국회 연수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찬 겸 술자리를 한 뒤 도로변에서 같은 당 소속 남성 의원 A씨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 B씨에게 입맞춤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상 의원은 수사를 받던 도중 A씨를 강제추행죄로 맞고소하기도 했다. 쌍방 성추행이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피해자 조사 등을 거쳐 상 의원의 주장을 허위 사실로 확인, 무고 혐의를 추가 적용해 기소했다.
상 의원은 사건 직후 해당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으나, 세종시의회 사무처가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고 고비 고비마다 행정안전부 등에 유권해석 요청을 이어가면서 의장직을 유지했고, 지난해 5월 시의회에서 불신임안이 의결되면서 사건 9개월 만에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첫 재판은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긴 지 15개월 만에 열렸다. 검찰은 지난해 설 연휴 전이던 1월 20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았지만, 상 의원 측의 여러 이유로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하지 못했고, 이어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 사건까지 터지면서 수사를 맡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다. 또 첫 공판기일도 지난해 12월 7일로 잡혔지만, 상 의원 측의 기일 변경 신청에 따라 올해 1월 15일로 연기됐고, 이어 다시 국회의원선거(10일) 이후인 4월 15일로 밀렸다가, 또다시 1주일 연기됐다.
그는 첫 공판을 앞둔 지난 19일 세종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0대 중후반 남성들 사이에 성추행이라니 삼류 드라마 소재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그런 일 자체가 없으니 사퇴할 이유가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다음 재판은 내달 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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