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 “축구장 1,107개 면적 농경지 수몰”
“농업·내수면·관광업 피해 천문학적 손실”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공급 논란 ’부글부글‘
강원 화천군이 화천댐으로 인한 피해 보상 현실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연간 피해액이 500억 원에 육박하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단 이유에서다. 이 와중에 화천댐을 통한 경기 남부반도체 클러스터 물 공급 논란이 더해져 지역사회 여론이 들끓고 있다.
22일 화천군이 강원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954년부터 2022년까지 화천댐과 관련한 피해는 3조 3,359억 원으로 나타났다. 69년 동안 연간 48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셈이다.
이 조사에선 화천댐 건설로 축구장 1,107개와 맞먹는 농경지(7.91㎢)와 가옥 266동이 물에 잠겼고 1,4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수몰된 도로의 총연장은 60㎞로 추산했다. 지 1965년 이후 현재까지 화천댐의 전력 생산 규모는 1,525만 메가와트(㎿), 판매 금액은 2조 5,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화천군은 화천댐으로 인해 광활한 부지가 수몰된 데 따른 지방세수와 농업, 내수면 어업, 서비스업, 관광업 등 많은 분야에서 천문학적 규모의 기회비용 상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화천군의 얘기다.
실제 풍부한 수자원으로 ‘물의 나라’ 불리는 화천군의 지역상수도 보급률은 전국 최하위권인 68.1%에 그치고, 주둔 군 부대 상수도 보급률은 20~30%에 머물러 있다. 수몰로 인해 매년 들어가지 않아도 될 도로 개설 및 보수, 거주 주민을 위한 별도의 사회간접자본 투입 등 재정적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화천군은 “수몰지역은 지금이라도 댐이 해체되면, 비옥한 농지로 사용될 수 있으며, 새로운 주거단지와 연계한 기반시설 부지로도 사용될 수 있는 요지”라고 전했다. 지역사회에 화천댐 무용론이 등장한 배경이다.
더구나 최근 반도체 클러스터에 화천댐 용수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공수 공급 논의에서 화천지역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미래 성장동력이지만, 화천댐으로 인한 피해를 앞으로도 화천군만이 온전히 감수해야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 군수는 “화천댐의 피해에 대해 보다 근본적이고, 정직한 논의의 장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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