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북한 신형 지대공 미사일 '별찌' 시험발사
기존 '번개' 성능 개량 추정… 러 기술지원 가능성
한미 최대 연합훈련인 KFT 대응 차원인 듯
무인공격기 '리퍼' 첫 참가… 유무인 복합 작전 성공
북한이 지난 19일 별똥별을 뜻하는 '별찌' 신형 지대공미사일을 선보였다. 한반도 상공에서 미국이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무인 공격기 MQ-9 '리퍼'를 처음으로 한미 연합 편대군종합훈련(KFT)에 투입한 날이었다.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지원으로 개량한 새 미사일을 쏘며 미국의 공중 압박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공개한 신형 미사일은 '별찌-1-2형'이다. 19일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라-3형' 초대형 전투부(탄두) 위력시험과 함께 발사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20일 "우리 군은 전날 오후 3시 30분경 북측 서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과 지대공미사일 여러 발을 포착해 감시·추적했다"고 밝혔다.
별찌라는 이름이 등장한 건 처음이다. 북한은 2월 2일 신형 지대공미사일 시험발사 때는 명칭을 공개하지 않았다. 두 달여 만에 성능이 의미 있게 향상됐다고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그간 북한의 주력 지대공미사일은 '번개' 시리즈였다. 초기 모델은 구소련과 러시아의 S-75를 모방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은 러시아의 S-300, S-400을 기반으로 개발한 '번개-5호', '번개-6호'를 실전 배치했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이번 별찌는 기존 번개 시리즈보다 기술적으로 발전된 미사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최근 북러 밀착 구도로 볼 때 군사협력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대공 미사일을 예상해왔다"며 "러시아가 별찌 개발에 S-400급의 성능 개선 및 레이더 능력을 지원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S-400은 순항·탄도미사일, 스텔스기, 전투기 등 거의 모든 공중 자산에 대한 요격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리아 등지에서 여러 차례 실전에 투입된 미사일이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한미 공군의 최대 규모 연합훈련인 KFT 시기에 맞췄다. 지상 미사일로 한미 양국 군용기를 요격할 수 있다고 과시하려는 노림수가 담겼다. 12일 시작돼 26일까지 진행되는 KFT 훈련에는 우리 공군의 F-15K·KF-16 전투기, F-35A 스텔스전투기와 미 공군 F-16, 리퍼, 미 해병대의 F-35B 등 최신 항공전력 100여 대가 참가하고 있다.
특히 전투기 특유의 굉음 없이 조용히 이동해 목표물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무인 공격기 '리퍼'는 북한군과 김 위원장에게 두려움의 대상으로 꼽힌다. 최대 14시간을 비행할 수 있는 리퍼는 광범위한 탐지 능력을 갖췄고, 헬파이어 미사일을 비롯한 정밀타격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2020년 이란 군부 일인자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암살 작전에 투입되면서 유명해졌다. 리퍼는 19일 군산 기지에서 정밀유도폭탄(GBU-12)을 장착하고 출격해 F-35B 스텔스전투기와 유·무인 복합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북한의 노림수는 이뿐만 아니다. 대북 제재 공조를 위해 최근 한국을 찾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를 향한 경고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스라엘과 무력충돌이 한창인 이란에 추가 무기수출을 염두에 두고 성능이 개선된 미사일을 의도적으로 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산=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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