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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책벌레에 구멍 뚫린 조선시대 화첩, 국내 기술로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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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책벌레에 구멍 뚫린 조선시대 화첩, 국내 기술로 복원했다

입력
2024.04.18 15:14
수정
2024.04.18 15:5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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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유형문화재 '관서명승도첩'
국내 보존과학기술로 18개월 만에 복원

서울역사박물관 연구원들이 일본 해충에 의해 훼손된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77호 ‘관서명승도첩’(關西名勝圖帖)을 복원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역사박물관 연구원들이 일본 해충에 의해 훼손된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77호 ‘관서명승도첩’(關西名勝圖帖)을 복원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역사박물관이 2003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77호로 지정된 '관서명승도첩(關西名勝圖帖)'을 약 1년 6개월의 보존 처리를 거쳐 복원·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관서명승도첩은 작자 미상의 19세기 실경산수화로, 평안도의 명승을 중심으로 주변 경관을 담은 총 16면의 화첩이다. 평안도 영변, 평양, 강동, 성천, 삼등, 은산, 안주, 강계, 의주를 대표하는 명소가 비단에 청록 채색으로 담겼다.

하지만 서울역사박물관이 입수할 당시 살펴보니 그림 뒷면에 수십 마리의 벌레 사체와 애벌레, 분비물 등이 확인됐다. 앞뒤를 관통하는 1∼2㎜의 작은 구멍 수백 개가 뚫려 있을 정도로 손상이 심한 상태였다. 화첩에서 나온 벌레는 문화재 가해 해충인 딱정벌레목 빗살수염벌레과로 국내에 서식하지 않는 일본의 대표적인 서적해충으로 밝혀졌다. 어느 시기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일본 해충에 손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관서명승도첩 1면 '영변 묘향산'의 보존처리 전(위)과 후(아래)의 모습. 서울시 제공

관서명승도첩 1면 '영변 묘향산'의 보존처리 전(위)과 후(아래)의 모습. 서울시 제공

이에 서울역사박물관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공동으로 전자선을 쬐어 비단 강도를 인공으로 약화시키는 '전자선 열화비단'이란 방법을 활용, 보존 처리를 했다. 박물관 측은 "과거 전자선 열화비단은 일본에서 수입해 썼으나 가격이 비싸 수급이 어려웠다"며 "이번 작품 복원을 위해 사상 최초로 우리 과학기술로 전자선 열화비단을 제작해 유물을 복원한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보존 처리 과정에서 그림 가장자리에 2cm 폭의 흰색 종이로 둘러싸인 부분에 숨은 그림도 확인했다. 복원된 관서명승도첩은 올해 7월 상설전시실에 전시될 예정이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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