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어린이 청소년
△우주로 간 고래
박지음 지음. 매년 '행성여행' 코스를 운영하는 근미래의 한국, 7년 전 우주선 폭발 사고로 승객 대다수가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다. 진상 규명은 지지부진하고 사람들은 이제 그만 잊으라며 생존자들을 등 떠민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 참사의 아픔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이 서로를 보듬는 이야기. 편견과 혐오가 빗발치는 사회,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사람들의 모습은 참사를 대하는 오늘날 한국의 초상이다. 교유서가·236쪽·1만5,000원
△밤의, 소설가
조광희 지음. 'AI 레비'와 대화하며 소설을 쓰던 '한건우'는 인공지능에 점점 더 의존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주체성에 대한 의심, 이유 모를 불안과 공포가 커져만 간다. 액자식 구성의 책은 한건우가 집필 중인 소설가 '윤밤의'의 이야기, 현실 속 한건우와 AI 레비의 이야기를 동시에 펼친다. 자살로 끝맺어진 한건우의 삶은 일상 곳곳을 비집고 들어온 AI의 서늘한 그림자를 드러낸다. 문학과지성사·196쪽·1만6,000원
△가벼운 점심
장은진 지음. 사계절의 분위기와 감각을 시간의 흐름대로 담아낸 단편소설집이다. 10년 만에 아버지와 재회한 딸, 팍팍한 서울살이 5년 차의 원룸 생활자, 저명한 피아니스트, 사별 후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건널목 관리인 등 다양한 인물의 사랑과 고독이 세심한 필치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2021년 이상문학상 우수작 ‘나의 루마니아어 수업’이 가을의 이야기로 수록됐다. 한겨레출판·316쪽·1만6,800원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이나경 옮김. 1811년 최초의 어룡 화석을 발견하며 ‘영국 과학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여성 10인’으로 선정된 '화석 사냥꾼' 메리 애닝의 삶을 재조명했다. 일찍이 애닝의 재능을 알아본 엘리자베스 필폿의 이야기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계급을 넘나드는 두 여성의 연대와 우정, 학문에 대한 열의가 그려진다. 전형성을 벗은 19세기 여성의 일생에 주목한 사회사. 하빌리스·364쪽·1만8,000원
△김사인 함께 읽기
이종민 엮음.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김사인의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 정년퇴임을 기념해 집필된 책이다. 문인 및 학자 53명이 시인의 작품에 대한 애정 어린 해설과 평론을 개진했다. 김사인의 작품을 둘러싼 글을 엮은 1~3부, 시 세계 전반에 대한 평론가 이숭원의 총론이 담긴 4부에 시인의 연대기와 ‘시인의 말’, 문학상 수상소감 등으로 꾸린 5부를 부록으로 덧댔다. 모악·388쪽·2만 원
△페이스
이희영 지음. 평범한 고등학생 '인시울'은 자기 얼굴을 보지 못한다. 그의 눈에 거울 속 얼굴은 흐릿한 안개, 색색의 블록처럼 그때그때 다른 추상적 형상일 뿐이다. 어느 날 그는 얼굴에 난 흉터만큼은 거울에 선명하게 비친다는 사실을 알고 기뻐한다. 시울은 흉터를 통해 자아를 들여다보고 다른 이들의 '진짜 얼굴'을 포착해 낸다. 자아에의 이해가 세상에 대한 온전한 실마리가 되는 여정이다. 현대문학·192쪽·1만5,000원
어린이·청소년
△우리 집에 놀러 갈래?
김은영 지음. 양양 그림. 30여 년간 어린이책을 써 온 작가의 신작 동시집. 자연의 생명력, 내일을 향해 당차게 나아가는 어린이의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펼친 시 56편을 실었다. 표제작 '우리 집에 놀러 갈래?'는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은 어린이들의 속마음을 들려주는 시다. 저자는 오랫동안 시골에서 초등 교사를 지내며 가까이에서 지켜본 어린이의 일상을 생생하고 명쾌하게 전한다. 창비·120쪽·1만2,000원
△위대한 씨앗
마르타 쿠닐 지음. 김정하 옮김. 어른들의 욕심으로 무자비하게 개발된 녹지. 이제 지구에 남은 '위대한 숲'은 하나뿐이다. 숲 요정들은 숲을 지키기 위해 '초록이 씨앗'을 뿌리지만 인간이 쏘아 올린 불길이 이마저 집어삼키려 한다. 요정들은 어린이들에게 마지막 희망을 건다. 요정과 아이들이 마음을 모아 지구를 되살릴 씨앗을 틔워 내는 여정을 절제된 색채와 간결한 대사에 담아낸 그래픽노블. 파란자전거·88쪽·1만1,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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