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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개 기업이 도입한 그리팅' 국내 최초 채용관리시스템 만든 이태규 두들린 대표

입력
2024.04.17 05: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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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 관리, 적성 검사, 면접 등 채용과정 자동관리하는 시스템 개발
LG디스플레이, 카카오게임즈, 넥슨 등 국내 6,000개사 도입

과거 3, 4월은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신입사원을 뽑는 공개 채용(공채) 시기다. 이 시기 대기업들의 접수 창구는 지원자들로 붐볐는데 올해는 조용하다. 현재 삼성을 제외하고 주요 대기업 가운데 그룹 전체에 걸쳐 신입 공채를 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채용 문화가 공채에서 수시 채용으로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수시채용이 퍼지면서 기업들 사이에 급부상한 것이 채용관리시스템(ATS)이다. 공채와 수시 채용은 완전히 다른 방식이어서 기업의 채용 시스템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ATS 불모지인 국내에서 최초로 이를 개발한 주인공이 2020년 신생기업(스타트업) 두들린을 설립한 이태규(29) 대표다. 두들린에서 만든 '그리팅'이라는 ATS는 국내 6,000여 기업이 도입할 정도로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국내 ATS 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서울 세종대로 한국일보사에서 이 대표를 만나 기업들이 그리팅을 찾는 이유를 들어봤다.

이태규 두들린 대표가 서울 세종대로 한국일보사에서 인터뷰를 하며 국내 최초로 개발한 채용관리시스템(ATS) '그리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예원 인턴기자

이태규 두들린 대표가 서울 세종대로 한국일보사에서 인터뷰를 하며 국내 최초로 개발한 채용관리시스템(ATS) '그리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예원 인턴기자


"채용은 브랜딩이다"

공채와 수시 채용의 가장 큰 차이는 기업과 지원자 사이에 무게추가 기우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이다. 공채가 기업이 주도하는 채용 방식이라면 수시 채용은 지원자 중심으로 이뤄진다. 공채는 기업이 특정 기간 지원자를 받아 필요 인력을 한 번에 뽑지만 수시 채용은 기간에 상관없이 지원자를 받아 연중 내내 자주 뽑는다.

따라서 이번에 탈락하면 내년까지 기회가 없는 공채와 달리 수시 채용에서는 이번에 탈락한 지원자도 다음번 채용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지속적인 지원자 관리가 필요한 것이 수시 채용의 특징이다. 특히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능력자를 데려오는 경력직 채용이라면 면접 날짜와 시간 등 선발 과정이 더욱 지원자 중심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수시 채용을 위해 수많은 지원자의 이력을 관리하고 개별 면접 일정을 조율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를 모두 수작업으로 관리하려면 많은 인력과 시간, 비용이 필요하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지원자를 자동으로 관리하는 ATS다. "해외 기업들은 대부분 ATS로 인력을 뽑아요.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에서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의 99%가 ATS를 사용하죠. 국내에서도 2021년 상장사의 50% 이상이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면서 ATS 필요성이 커졌어요. 이 시기에 맞춰 그리팅을 개발했죠."

이 과정에서 채용은 브랜딩 활동으로 바뀌었다. "수시 채용에서는 이번에 채용하지 않은 지원자가 다음번 채용 대상이 될 수 있어요. 따라서 기업은 지원자가 이탈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리로 호감을 줘야 해요. 한마디로 채용은 기업이 지원자에게 잘 보여야 하는 브랜딩 활동이 됐죠."

일주일 걸린 채용 과정을 5분으로 단축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웹서비스로 제공되는 그리팅은 기업이 채용 홈페이지 개설부터 지원자 관리, 인적성 검사, 면접 등 채용의 모든 과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가 프로그래밍을 할 줄 몰라도 필요한 내용만 채워 넣으면 알아서 채용 홈페이지를 만들어 줘요. 외부 개발업체에 맡길 필요가 없어 비용을 아낄 수 있죠."

이때 중요한 것은 기업이 만든 채용 홈페이지를 알아서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도록 하는 기능이 다. "그리팅이 검색최적화기술(SEO)을 지원해 채용 홈페이지를 만들면 눈에 잘 띄도록 네이버와 구글의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도록 해줘요."

지원서 관리도 편하다. 원하는 주제의 단어로 지원서들을 검색할 수 있고 일일이 지원자들의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내려받지 않아도 미리 보기로 내용을 볼 수 있다. 또 원하는 파일 형태로 변환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요즘은 이력서를 PDF 파일로 많이 작성해요. 이를 보기 쉽게 텍스트 파일로 변환해 줘요. 아래아한글이나 워드 등 다른 형태로 변환할 수도 있죠."

평가와 면접 일정 조율, 합격 통보 등 손이 많이 가는 채용 과정도 지원서 안에서 간단하게 해결한다. "따로 평가서를 작성할 필요 없이 지원서 옆에 평가 기록을 입력하고 이메일, 메신저 등으로 지원자와 바로 소통할 수 있어요. 합격 통보는 물론이고 면접 일정도 날짜를 여러 개 복수로 보내면 지원자가 선택하도록 자동화했죠."

채용 담당자들이 가장 반기는 것은 보고서 작성 기능이다. "지원자 현황, 합격자 관련 각종 통계 등 채용 담당부서의 일 처리를 측정할 수 있는 보고서를 작성해줘요. 이를 통해 다음 채용 때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주죠."

그 바람에 채용 과정이 크게 단축돼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리팅은 과거 1주일 걸렸던 채용 과정을 5분으로 줄여줘요. 기존 채용 방식 대비 시간과 비용을 평균 65% 절약할 수 있죠."

두들린에서 개발한 채용관리시스템 '그리팅' 이용화면. 다양한 지원자를 자동 관리해 수시 채용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소프트웨어다. 두들린 제공

두들린에서 개발한 채용관리시스템 '그리팅' 이용화면. 다양한 지원자를 자동 관리해 수시 채용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소프트웨어다. 두들린 제공


해외 ATS 밀어내고 국내 6,000개사 사용

그리팅은 이용료를 내고 인터넷 클라우드에 접속해 사용하는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다. SaaS로 제공하면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필요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월간 또는 연간으로 이용료를 받아요. 3~5년 장기 계약하는 기업들도 있죠."

이용료는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르다. 여기에 기능을 추가하면 비용이 올라가는 구조여서 합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200명 규모의 기업이면 그리팅의 모든 기능이 필요한 것이 아니어서 월 18만 원이면 채용에 문제없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요."

그렇다 보니 국내에서는 해외 ATS와 겨뤄도 경쟁력이 있다. "국내에서는 독보적이죠. 해외 유명 ATS업체들이 국내에 들어왔다가 대부분 그리팅에 자리를 내주고 물러났어요. 해외에서 가장 유명한 ATS업체인 미국 그린하우스만 남아 있는데 여기는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요."

해외 ATS와 경쟁에서 이긴 비결은 국내 이용자 특성에 맞게 개발한 기능들이다. "국내 이용자들이 원하는 기능들이 있어요. 국내에서는 버튼 형태의 선택 기능을 원하는데 해외에서는 버튼보다 별도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하이퍼링크를 선호해요. 또 해외 ATS는 인적성 검사를 지원하는 곳이 거의 없는데 그리팅이 이를 지원하죠. 이런 이용자의 특성 차이를 알기 위해 기업들을 많이 만나 의견을 들었어요."

덕분에 그리팅은 국내에서 LG디스플레이, 카카오게임즈, 넥슨, 컬리, 야놀자 등 6,000여 기업이 사용한다. "공채와 수시 채용을 주로 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많이 사용해요. 공채와 수시 채용을 모두 지원하는 ATS는 그리팅뿐이거든요."

AI가 채용 돕는다

이 대표는 기업들 요구에 맞춰 '그리팅 TRM'이라는 전문 채용(헤드헌터) 서비스도 따로 만들었다. 그리팅 TRM은 링크드인 등 채용 중개 서비스 등을 뒤져 각 기업에 적합한 대상을 찾아주는 기업별 헤드헌터 서비스다. "그리팅 TRM은 채용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조건별로 검색해 이직 제안 메일을 보내는 기능이 있어요. 전문 헤드헌터 의뢰 비용을 절약할 수 있죠."

그리팅과 그리팅 TRM 모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이 돕는다. "그리팅 AI라고 부르는 AI를 자체 개발했어요. 그리팅과 그리팅 TRM에서 각 지원서 파일을 텍스트로 바꿔 원하는 주제어로 검색할 수 있도록 돕는 AI죠."

그래서 이 대표는 두들린을 HR테크(채용기술)업체라고 소개했다. 개발자가 전체 직원 약 60명 가운데 60%를 차지한다. "HR테크는 채용 관련 문제를 기술로 푸는 회사죠. 그리팅과 그리팅 TRM은 기업이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 도구죠."

이 대표는 매출, 영업이익 등 실적 관련 수치에 대해서는 공개를 꺼렸다. 올해 매출 목표 역시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지난해보다 두 배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투자는 4회에 걸쳐 알토스벤처스, 퓨처플레이, 에이티넘 등에서 누적으로 159억 원을 받았다.

이태규 두들린 대표가 개발한 채용관리시스템(ATS) '그리팅'은 국내 6,000여 기업이 사용한다. 그는 채용 시험에 적합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적합한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채용 문화를 바꾸는 것이 목표다. 김예원 인턴기자

이태규 두들린 대표가 개발한 채용관리시스템(ATS) '그리팅'은 국내 6,000여 기업이 사용한다. 그는 채용 시험에 적합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적합한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채용 문화를 바꾸는 것이 목표다. 김예원 인턴기자


채용 문화 바꾸는 것이 목표

한국외국어대학 중국어통번역학과와 컴퓨터공학부에 재학 중인 이 대표는 4학년 때 휴학하고 두들린을 창업했다. "중국어 공부보다 프로그래밍을 더 좋아했어요. 덕분에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했죠. 그때 우리나라의 개발자 실력이 해외와 견줘 특별히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자신감을 가졌죠."

그때 만난 스타트업 육성업체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가 창업에 큰 힘이 됐다. "실리콘밸리에서 권 대표 강연을 듣고 감명받아 인사를 드렸는데 이야기를 듣더니 초기 투자를 해주셨어요. 이후 2주에 한 번씩 권 대표를 만나 조언을 들었죠. 그때 법인차를 뽑지 말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라는 말을 들어 마음에 문신처럼 새겨 놓았어요."

채용에 관심을 가진 것은 개인적 경험 때문이다. "친구들이 대학에서 같은 방식으로 취업 준비를 하는 모습을 봤어요. 세상은 바뀌는데 취업 과정은 바뀌지 않았죠. 뛰어난 실력자가 아니라 채용 시험에 적합한 사람만 뽑는 채용 제도는 기업이나 사회 전체에 걸쳐 손해라고 생각했어요. 이를 바꿔보고 싶어 창업했죠."

당연히 그의 목표는 채용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예전에는 소프트웨어를 잘 만드는 회사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채용 문화를 올바르게 이끄는 것을 회사의 임무로 생각해요. 앞으로 누구나 지원하고 싶은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개인적 꿈이에요. 이를 위해 채용 문화를 바꾸는 영향력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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