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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 이스라엘 본토 때린 이란… 중동전쟁 확전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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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 이스라엘 본토 때린 이란… 중동전쟁 확전 기로

입력
2024.04.14 19:30
수정
2024.04.14 22: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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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기 이상' 드론·미사일로 대규모 공습
시리아 이란영사관 폭격 12일 만에 '보복'
이스라엘 "99% 격추"... 심각한 피해 없어
"중동, 미지의 영역에... 미국엔 최악" 진단
5차 중동전쟁 번질 수도... 세계 경제 위협

14일 새벽 이란의 무인기 및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대공방어시스템 가동 모습이 이스라엘 아슈켈론에서 관측되고 있다. 아슈켈론=로이터 연합뉴스

14일 새벽 이란의 무인기 및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대공방어시스템 가동 모습이 이스라엘 아슈켈론에서 관측되고 있다. 아슈켈론=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13일 밤(현지시간)부터 이스라엘을 겨냥해 총 300기 이상의 무인기(드론) 출격·미사일 발사 등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지난 1일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 폭격으로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13명이 숨진 사건에 대한 12일 만의 보복 공격이었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은 사상 처음이다.

드론과 미사일은 대부분 공중에서 격추돼 이스라엘에는 심각한 피해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 온 중동 지역이 ‘전면적 확전’의 기로에 서게 됐다. 일각에서는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진실의 약속 작전"... 헤즈볼라·후티도 가세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14일 오전 1시 45분쯤부터 예루살렘을 비롯한 이스라엘 전역에 공습 사이렌 경보가 발령됐다. 이스라엘 전역에서 폭발음과 섬광이 목격됐다. 전날 오후 11시쯤 이란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이 이스라엘에 당도한 것이다. 이란은 이 공격을 ‘진실의 약속 작전(Operation True Promise)’이라고 명명했다.

이번 심야 공습은 300기가 넘는 무기가 사용됐을 만큼 대규모로 이뤄졌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드론 170기와 순항미사일 30기, 탄도미사일 120기의 발사체가 발사됐다”고 밝혔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예멘 후티 반군 등 친(親)이란 세력, 이른바 ‘저항의 축’도 일부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했다.


14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이스라엘 공격에 환호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14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이스라엘 공격에 환호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군사 목표물만 성공적 타격"... 일회성 보복인 듯

다만 대부분의 미사일은 이스라엘 방공시스템 ‘아이언돔’에 의해 요격됐다. 하가리 소장은 “이스라엘 방공망과 동맹국(미국·영국 등)의 도움으로 드론과 순항미사일 모두 국경 밖에서 격추하는 등 99%를 요격했다”고 말했다. 일부 탄도미사일만 이스라엘 방어망을 뚫고 남부 네게브 사막의 공군 기지를 타격했지만, 이마저도 “사소한 피해”에 그쳤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부상자는 남부 마을에서 미사일 파편에 맞아 중상을 입은 7세 소녀 한 명만 보고됐다.

현재로선 이란의 ‘보복 공격’은 이쯤에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습 개시 5시간 후쯤 자국민 방공호 대피령을 해제했고, 주유엔 이란대표부도 “이스라엘 공격은 끝난 것으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역내 긴장 고조나 충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회성·제한적 보복’이었다는 뜻이다. IRGC는 “군사 목표물만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며 민간 시설 공격 의사가 없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란이 1979년 이슬람혁명 후 이스라엘과 앙숙이 된 뒤 첫 전면 공격을 감행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예사롭지 않다. CNN은 “미국이 가장 피하고 싶어 했던 시나리오(의 현실화)로, 중동을 미지의 영역으로 몰아넣었다”고 짚었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여섯 번째) 이스라엘 총리가 14일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이란의 무인기·미사일 공습 이후 텔아비브에서 전시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여섯 번째) 이스라엘 총리가 14일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이란의 무인기·미사일 공습 이후 텔아비브에서 전시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재보복? 미·이란은 확전 꺼려... 안보리 소집

관건은 이스라엘의 재보복 여부다. 미국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철통 같은 이스라엘 안보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이란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어떤 반격에도 반대할 것이고, 이란 공격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경고할 만큼 확전을 꺼린다. 이란 역시 더 이상의 무력 충돌은 피하려 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응징을 벼르고 있다. 이스라엘 전쟁 내각은 14일 ‘전례 없는 대응 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재보복 공격으로 이란의 타격이 심각해질 경우 전쟁은 확산될 수밖에 없다. 1973년 4차 중동전쟁 후 50여 년 만에 5차 중동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사회가 이란의 공격을 규탄하며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스라엘 요청에 따라 14일 오후 긴급 회의를 열어 이 사안을 논의한다.

글로벌 안보·경제도 위협받고 있다. ‘세계의 화약고’ 중동은 그야말로 전면전 위험에 빠져들었고, 이는 국제유가 폭등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 CNBC방송은 전문가를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 현재 배럴당 80~90달러대인) 유가는 120~130달러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중동 주요 사태. 그래픽=김대훈 기자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중동 주요 사태. 그래픽=김대훈 기자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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