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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만 38세 주부의 세계일주 단독 비행

입력
2024.04.17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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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 제리 모크- 1

'콜럼버스의 정신'이라 이름 붙인 세스나기 '찰리'를 몰고 여성 최초로 세계일주에 성공한 제리 모크. AP 연합뉴스

'콜럼버스의 정신'이라 이름 붙인 세스나기 '찰리'를 몰고 여성 최초로 세계일주에 성공한 제리 모크. AP 연합뉴스

1964년 4월 17일 미국 여성 비행사 제리 모크(Geraldine “Jerrie” Mock, 1925~2014)의 단발기 ‘찰리’(기종 세스나180)’가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공항에 착륙했다. 3월 19일 그 공항을 이륙해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전장 상공을 거쳐 지구를 한 바퀴 돌고 29일 11시간 59분 만에 돌아온 거였다. 당시 주지사는 그를 ‘오하이오의 골든 이글’이라 부르며 다음 날을 ‘제리 모크의 날’로 선포했다. 당시 모크는 세 자녀를 둔 만 38세 주부였다.

어려서부터 뜨개질보다 장난감 기차를 더 좋아했다는 모크는 7세 때 아버지와 함께 경비행기를 약 15분 타본 뒤 비행사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아멜리아 에어하트가 여성 최초로 대서양 횡단비행(1928)에 성공한 사실을 그도 알고 있었다. 고교시절 여학생으로선 유일하게 엔지니어링 과정을 이수했지만, 오하이오주립대 진학 후 남편을 만나 대학을 중퇴하고 1945년 결혼했다. 그가 본격 비행 수업을 받은 건 아이들을 낳은 뒤인 1956년부터였다. 그는 1958년 면허를 취득하고 3년 뒤 최초로 공항 관리 면장까지 취득했지만, 여성이 비행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었다. 세계일주 당시 그의 총비행시간은 700시간에 불과했다. 그는 비행 자체도 좋았지만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에게 세계일주를 권한 건 광고업자였던 남편이었다. 남편은 지역 언론사(콜럼버스디스패치)의 협찬을 구한 뒤 미 공군에 의뢰해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무전 등 기술과 국제비행 허가를 얻고 비행기 뒷좌석을 연료탱크로 교체했다. 1964년 3월 19일 오전 9시 30분, 그가 첫 기착지인 버뮤다를 향해 이륙하던 시점, 이틀 전 뉴욕 공항을 이륙한 조안 메리엄 스미스(1936~1965)의 쌍발기 파이퍼 아파치는 이미 미국 남부를 거쳐 카리브해를 향하고 있었다. 스미스의 꿈도 세계일주 단독비행이었다.(계속)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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