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에서 20년 동안 함께했다는 게 보람찹니다."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에서 20년을 뛴 '원클럽맨' 고요한(36)이 눈물의 은퇴식을 치렀다.
고요한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2024 K리그1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된 은퇴식에서 팬들과 작별을 고했다. 그는 팬과 가족, 동료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에서만 뛴 고요한은 지난 20년 동안 서울 팬들과 울고 웃었다. 그는 서울에서 공식전 446경기(K리그 366경기·FA컵 25경기·ACL 55경기)를 뛰며 40득점 39도움을 기록했다. 또한 K리그 우승 3회(2010·2012·2016년), FA컵 우승 1회(2015년), 리그컵 우승 2회(2006·2010년) 등 총 6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시즌 연속 서울의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끌기도 했다.
구단은 고요한의 공로를 인정하고 현역시절 등번호인 13번을 영구결번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서울 유니폼을 벗은 고요한은 지난 2월 서울의 18세 이하(U-18) 팀인 오산고 코치를 맡아 지도자로 변신했다.
고요한은 이날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공로상, 구단으로부터 유니폼이 담긴 액자와 감사패를 받았다. 팬들도 고요한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팬들은 고요한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그림을 내걸었고, 그의 이름과 등번호를 활용해 ''Go'od 13ye', 고요한이 서울이다', '수고했어요 앞으로도 영원한 13' 등이 적힌 손팻말로 작별을 전했다.
고요한은 은퇴식 중 전광판에 자신의 활약상과 함께 부모님의 응원 메시지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서울은 내게 꿈을 선물해 준 구단이고, 모든 걸 다 이루게 해준 곳"이라며 "서울에서 20년 동안 영광스러운 모습을 함께했다는 점이 참 보람차다. 인생 통틀어서 절반을 바쳤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도자로서 제2의 축구인생에 대한 각오도 전했다. 고요한은 "지도자의 길을 걸은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헌신하고 투지 넘치며 모든 포지션에서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을 육성하고 싶다"면서 "지도자의 시작도 서울에서 하고 싶다. 내가 준비를 잘한다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