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만찬 콘셉트는 '활기찬 봄 정원'
'평화·번영의 파트너' 나비 장식도
"낮은 지지율 타개할 외교 무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을 국빈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맞이하며 극진히 대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의 파트너로 함께하자'는 의미를 담고자 '봄 정원'을 수놓는 나비로 꾸민 만찬 테이블에 기시다 총리를 초대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이날 백악관 문 앞까지 나와 기시다 총리와 배우자 유코 여사를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미국 유명 가수 빌리 조엘 친필 서명이 담긴 액자 석판화와 LP판 세트, 미국을 상징하는 가수들의 빈티지 음반 모음집을 가죽 상자에 담아 선물했다. 또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일본계 미국인이 제작한 다리 3개짜리 탁자도 전달했다. 미국 토종 수목인 흑호두나무로 제작한 것으로, 공식 방문을 기념하는 명패도 함께 담았다.
질 바이든 여사는 유코 여사에게 백악관 정원의 왕벚나무 그림을 선물했다. 두 사람이 지난해 봄 백악관 정원에 함께 심은 왕벚나무로, 두 나라 간 우호 관계를 표현한 것이다. 벚나무는 일본이 1912년 미국에 3,000여 그루를 선물한 이후 양국 관계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또 지난주 조지아주에서 열린 여성 축구 경기에서 미국과 일본 팀이 사인한 축구공도 건넸다.
가을 이후 재선 도전 앞둔 미일 정상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서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국빈 환영 만찬을 연다. 질 바이든 여사는 메뉴를 언론에 공개하며 만찬 콘셉트를 '활기찬 봄 정원'이라고 소개했다. 유리와 비단으로 만든 나비로 테이블을 장식할 예정이라며 "나비의 우아한 비행은 양국이 변화와 바람 속에서 길을 찾는 과정에 평화와 번영의 파트너로서 함께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정상이 처한 정치 상황을 보면 나비의 비행이 내년에도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모두 재선에 도전하지만 지지율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미국 대선에, 기시다 총리는 9월 집권 자민당 총재 재선에 도전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경쟁 상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을 크게 따라잡았으나 아직도 다수 경합주에서 밀리고 있다. 미 선거 분석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경합주인 애리조나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44.5%로, 트럼프 전 대통령(49%)에 밀렸다. 일본 공영방송 NHK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23%로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정상 모두 국내에서의 낮은 지지율이 고민"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은) 두 정상 간 관계를 토대로 이 문제를 타개하려는 기대가 담긴 외교 무대"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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