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유통·자동차·IT업종 하락 폭 특히 컸다
"정규직 줄이고 외주화, 실무형 임원 늘려 성과책임"
2023년 국내 주요 대기업 직원 수는 줄었지만 임원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고용 유연성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임직원 수를 2022년과 비교 가능한 337개사의 지난해 미등기 임원과 직원 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임원은 2.1% 증가했고 직원은 0.1% 감소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작년 전체 임직원 수는 132만3,037명으로 전년 대비 1,442명 줄었다. 이 기간 임원을 제외한 직원 수는 131만855명으로 1,697명 감소했고, 임원은 1만2,182명으로 255명 늘었다. 이에 따라 임원 1명당 직원 비율은 2022년 110에서 지난해 107.6으로 줄었다.
업종별로는 임원 수가 정해져 있는 공기업을 제외하면 은행, 유통, 자동차, 정보기술(IT) 등 분야에서 임원 대비 직원 수 감소 경향이 두드러졌다. 은행권의 임원 1인당 직원 수 비율은 366.8로 전년(405.8) 대비 가장 크게 하락했다. 유통업은 210.8에서 200.6으로 임원 대비 직원 비율이 낮아졌다. 자동차·부품은 139.5에서 134.2로, IT·전기·전자는 138.3에서 128.6으로 줄었다.
이는 대기업이 정규직은 줄이고 외주를 늘렸으며 실무형 임원 확대를 통해 성과책임제를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전체 직원 수의 하락은 직접 고용 대신 외주를 늘려 고용 유연성을 키운 결과로 보인다"며 "인건비가 더 나가더라도 실무형 임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고용 유연성을 강화하기도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자동화가 많이 진행된 업종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 것은 기업들이 4차 산업 시대를 맞아 산업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고용 체계를 갖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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