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 직원 저지로 미수에 그쳐
경복궁·성균관...잇단 문화재 훼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창덕궁에 불을 지르려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9일 서울 혜화경찰서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창덕궁 안에서 담배를 피고 라이터로 대조전 문고리 고정 장치 등에 불을 붙이려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궁궐 입장이 마감된 이후 돈화문으로 들어와 내부로 진입하려 하는 등 행패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창덕궁관리소 측이 그의 이상 행동을 저지하면서 신고했고,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에 대해 더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선 관리소 직원이 A씨를 막아선 덕에 화재는 없었지만, 또 한 번의 문화재 훼손 시도가 발생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인 창덕궁은 1997년 조선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창덕궁은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경복궁이 고종 치세에 중건될 때까지 270년 동안 조선의 제1궁궐(법궁) 역할을 했던 곳이다.
앞서 경복궁은 지난해 12월 스프레이 낙서로 두 차례 훼손됐다. 10대 남녀 두 명이 경복궁 영추문과 일대 담장에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함께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주소를 낙서한 지 하루 만에, 설모(29)씨가 훼손 현장 근방 돌담에 가수와 앨범 이름을 스프레이로 새기는 모방범죄를 저질렀다. 현재 설씨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성균관 담장이 낙서로 훼손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시는 경복궁 낙서 사건 이후 관내 문화재 66건의 전수조사를 각 자치구에 요청했는데, 종로구에 위치한 성균관 문묘 쪽 외곽 담장에서 알파벳과 ‘버리지 마세요’ 등 붉은색과 검은색 스프레이로 쓴 흐릿한 문구가 올해 1월 발견됐다. 다만 종로구는 오래전 남겨진 낙서로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진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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