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개봉 ‘범도4’ 피해 6월 개봉 몰려
상영 중인 ‘파묘’ ‘댓글부대’ 등 반사이익
4월은 잔인한 달이다. 적어도 한국 상업영화들에는 맞는 말이다. 이달 들어 새로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이 사실상 사라졌다. 다큐멘터리 영화나 저예산 영화 정도만 극장가를 찾는다. ‘범죄도시4’ 개봉 효과가 작용해서다.
8일 극장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개봉한 ‘댓글부대’ 이후 새로 소개된 한국 상업영화는 없다. 10일에는 ‘어게인 1997’과 ‘은하수’가 함께 개봉하나 저예산 영화다. 이후에는 아예 씨가 마르다시피 새 영화가 없다. ‘쿵푸팬더4’(10일 개봉)와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17일 개봉) 등 할리우드 신작만 눈에 띈다.
영화계에서는 4월 신작 실종 현상을 마동석 제작·주연의 ‘범죄도시4’(24일 개봉)의 흥행세를 피하려는 영화사들의 속내가 반영된 결과로 본다. ‘범죄도시4’ 개봉 전 극장에 신작을 선보이면 흥행 뒷심을 발휘할 수 없다는 계산이 작용해서다. ‘범죄도시4’ 개봉 이후에도 신작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변요한, 신혜선, 이엘 등이 출연한 ‘그녀가 죽었다’ 정도가 5월 중순쯤 돼야 극장을 찾을 예정이다. ‘그녀가 죽었다’ 관계자는 “많은 한국 영화가 ‘범죄도시4’를 피하기 위해 6월에 몰려 개봉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범죄도시4’의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도 경쟁작들이 적은 5월 중순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죄도시4’는 ‘범죄도시2’(2022·1,269만 명)와 ‘범죄도시3’(2023·1,068만 명)에 이어 올 상반기 극장가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4월 26일 ‘드림’이 개봉한 후 한 달 넘게 상업영화는 전무했다. ‘범죄도시3’(5월 31일 개봉)의 흥행 태풍권을 피해 가자는 인식이 작용했다. ‘범죄도시3’가 4주 정도 흥행 독주를 한 후에야 신작 상업영화 ‘귀공자’(6월 21일 개봉)가 선보였다. ‘범죄도시3’는 지난해 6월 한 달 동안 전체 극장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했다. 올해는 지난해 학습효과까지 더해지는 모양새다.
상영 중인 영화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2월 22일 개봉한 ‘파묘’가 7일 7만3,869명을 모아 일일 흥행순위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4일 관객 1,000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 질주가 잠시 주춤했으나 신작 실종 효과 덕에 1,100만 관객(7일까지 1,133만 명)을 돌파했다. ‘댓글부대’ 역시 수혜작 중 하나다. 개봉일(1위)을 제외하고 ‘파묘’에 이어 일일 흥행순위 2위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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