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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공석’ 유엔 미얀마 특사, 비숍 전 호주 외무장관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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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공석’ 유엔 미얀마 특사, 비숍 전 호주 외무장관 임명

입력
2024.04.07 16:1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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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헤이저 특사, 임기 1년 6개월 남기고 사임
거세지는 군부의 공습, 민간인 피해 해결 과제

유엔 미얀마 특사로 임명된 줄리 비숍 전 호주 외무장관이 지난달 7일 캔버라에 위치한 호주국립대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캔버라=EPA 연합뉴스

유엔 미얀마 특사로 임명된 줄리 비숍 전 호주 외무장관이 지난달 7일 캔버라에 위치한 호주국립대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캔버라=EPA 연합뉴스

10개월간 공석이던 유엔 미얀마 특사에 줄리 비숍 전 호주 외무장관이 임명됐다. 새 특사 선임을 계기로 3년 넘게 꽉 막힌 미얀마 사태에 대화와 평화적 해결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7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2013~2018년 호주 첫 여성 외무장관을 지낸 비숍 호주국립대 총장을 미얀마 특사로 임명했다. 전임자인 싱가포르 외교관 출신 놀린 헤이저 특사가 지난해 6월 임기를 1년 반 남기고 조기 사임한 지 10개월 만이다.

유엔은 “미얀마군 무차별 폭격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비숍 특사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을 비롯한 모든 이해 당사자와 협력해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숍은 성명을 통해 “미얀마 특사로 임명돼 유엔 총회와 2022년 12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이행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시 안보리는 미얀마 군부에 즉각적인 폭력 종식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해 부당하게 구금된 모든 정치범의 석방 등을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놀린 헤이저(왼쪽) 전 유엔 미얀마 특사가 2022년 8월 미얀마 네피도에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과 악수하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보부 공개

놀린 헤이저(왼쪽) 전 유엔 미얀마 특사가 2022년 8월 미얀마 네피도에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과 악수하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보부 공개


"국제사회, 미얀마 사태 개입 소극적" 비판 직면

비숍 신임 특사 선임은 국제사회가 미얀마 사태 개입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던 가운데 나왔다. 2021년 2월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군부 공습은 거세지고 있다.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에 쿠데타 발발 3년간 300만 명이 국내 실향민이 됐다. 인구 4분의 1(약 1,290만 명)은 식량 부족에 직면해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지난해 미얀마에서 지뢰와 각종 폭발물로 인한 사상자 수가 1,052명으로 전년(390명) 대비 170%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재 미얀마에는 군부의 만행에 브레이크를 걸고 중재할 유엔 특사, 상주 조정관 모두 부재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얀마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정기 회의나 보고 체계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마르콜루이지 코르시 유엔 미얀마 인도주의 임시 조정관이 미얀마 양곤에 머물고 있지만, 미얀마 독립 언론은 그가 사임하는 편이 낫다고 입을 모은다. 그가 정부 주최 행사에 참석하거나 군부 고위 관계자들과 종종 자리를 함께하면서 ‘선전 도구’가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새 특사 영향력 발휘 여부는 미지수

아세안도 자체 특사를 내긴 하지만, 회원국 내부에서도 미얀마 관련 의견이 엇갈리면서 미온적 대응에 그치고 있다. 뾰족한 해결책 없이 미얀마 사태가 표류하면서 ‘국제기구 무용론’ 비판까지 나오자 유엔이 비숍 특사를 ‘소방수’로 앞세운 셈이다.

다만 새 특사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임 헤이저 특사의 경우 수차례 미얀마를 방문했지만, 수감 중인 아웅산 국가고문은 만나지 못했다. 오히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부 최고사령관과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만 찍히면서 “군부에 정치적 정당성을 쌓을 빌미만 줬다”는 국제사회 비난을 받았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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