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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위는 로펌도 못갔는데…국가수사본부장은 메가스터디 임원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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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위는 로펌도 못갔는데…국가수사본부장은 메가스터디 임원 된다고?

입력
2024.04.08 10:00
수정
2024.04.08 10: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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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준, 사교육 수사 중 메가스터디로
공직자윤리위 취업 심사 기준 제각각

부서울 서초구 메가스터디교육 본사 전경. 뉴시스

부서울 서초구 메가스터디교육 본사 전경. 뉴시스

전국 경찰의 수사기능을 총괄하던 남구준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치안정감)이 대형 사교육 업체 메가스터디의 사외이사로 취업하면서 논란이 들끓고 있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제 유출 및 문항 거래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와중에, 수사 대상 중 하나인 사교육 업체가 경찰 수사 수장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곤 하지만, 취업이 승인되지 않았던 사례들과 비교할 때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업승인' 기준 어떻길래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 개요. 공직윤리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 개요. 공직윤리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7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위원회가 심사한 86건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중 80건(남구준 포함)이 승인됐고, 2건은 제한, 4건은 불승인으로 결론 났다. 공직자윤리법상 4급 이상 재산등록의무자인 퇴직공무원,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은 퇴직 후 3년 간 취업심사 대상기관으로 취업하려는 경우 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아야 한다. 남 전 본부장은 2021년 초대 국수본부장이 된 뒤 지난해 2월 퇴직했다.

위원회는 남 전 본부장의 취업을 승인한 이유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4조를 들었다. 남 전 본부장 사례는 ①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기관에서 처리한 업무의 성격, 처리 빈도, 취업하려는 기관에서 담당할 업무의 성격을 고려할 때 영향력 행사가능성이 적고 ②취업하려는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근무경력 등을 통해 그 전문성이 증명되는 경우로서,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때로 봤다. 남 전 본부장이 사내 임원이 아닌 사외이사로 발탁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 조직 구조와 수사 특성을 고려할 때 이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경찰 간부는 "청렴한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긴 해도, 일선 경찰관들은 (오해라도 받을까봐) 가상화폐 투자마저도 꺼리는 상황에서 잘 한 판단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최경석 한국청렴전문가협회 전문강사도 "절차대로 취업이 승인됐다고 하더라도 현재 수사 중인 사기업의 사외이사를 맡는 것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전체 공직자의 품격과 국가청렴도를 함께 떨어 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깐깐하게 본 사례도 있는데...

문무일 검찰총장이 2018년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시무식장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무일 검찰총장이 2018년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시무식장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위원회의 심사 사례를 보면 경정·경감·경위 등 실무급 경찰간부들이 '직무 관련성'을 이유로 재취업에 실패한 사례가 많다. 이번 심사에선 흥국화재의 '법률자문'으로 가려던 전직 검사, 부품 제조업체 '기술고문'으로 가려던 전직 해경 경정의 취업이 불승인됐다. 지난해 11월 퇴직한 경찰청의 경위는 법무법인 광장으로 취업이 불승인됐지만, 같은 해 8월 퇴직한 경감은 승인되는 등, 비슷한 경우라도 결과가 달라지기도 했다. 법무법인 법승 안성훈 변호사는 "남구준 전 본부장의 경우 직무와 취업한 업체의 특성 자체만 봐선 관련성이 없어 보일 수 있다"며 "다만 업체가 큰 수사의 대상이 됐기 때문에 공직자윤리위가 신중하게 검토했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검찰 수장이 기존 업무와 동떨어진 업종으로 가려다가 불승인 결정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서울신문사는 2021년 10월 문무일 전 검찰총장을 비상임감사로 내정했지만 윤리위 승인이 불발됐다. 2019년 7월 퇴직해 2년의 공백기가 있었으나, 언론과의 '업무 관련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메가스터디는 왜 경찰간부를

남구준 초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연합뉴스

남구준 초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연합뉴스

메가스터디가 수사 전문가를 영입한 사례는 처음이라는 점도 의구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메가스터디가 공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최근 5년 간 경찰 출신 등을 임원이나 사외이사로 선임한 전력이 없었다. 선임 대상의 전직은 주로 교육계나 경영계 인물이었다.

사외이사의 영향력은 상임 임원보다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금처럼 수사가 진행되는 민감한 시기라면 평소와 다르게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창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는 "전직 경찰관이 사외이사로 가는 것 자체는 문제 되지 않지만, 현시점에서는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윤리위 운영구조를 시민사회나 국민들이 감시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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