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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육체의 아름다움을 왜 숨겨요?" 페미니스트 작가 마릴린 민터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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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육체의 아름다움을 왜 숨겨요?" 페미니스트 작가 마릴린 민터의 일침

입력
2024.04.03 11:26
수정
2024.04.03 16: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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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머핀 갤러리 '마릴린 민터' 개인전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리만머핀 갤러리에서 열린 국내 첫 개인전에서 미국의 예술가 마릴린 민터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혜미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리만머핀 갤러리에서 열린 국내 첫 개인전에서 미국의 예술가 마릴린 민터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혜미 기자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에요!"

미국 예술가 마릴린 민터(76)는 "여성의 성적 아름다움을 그린 (당신의) 작품들이 일부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유쾌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는 여성이 스스로 섹슈얼리티와 성적 욕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페미니스트 여성 작가다. 여성의 성과 신체에 대한 관음적 시선을 전복시키는 방식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주장한다.

민터의 첫 한국 개인전이 서울 용산구 리만머핀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여성의 입술, 목선, 표정을 클로즈업한 작품들이 전시장을 채운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작품은 아니다. 주근깨, 입가 잔주름, 금니 같은 것을 숨기지 않는다. 남성중심주의가 규정한 아름다움과 거리가 먼 묘사다.

수십 년 동안 사진, 회화, 영상, 설치를 넘나들며 민터가 천착한 '여성의 아름다움'은 솔직하다. 튼살, 체모, 더러운 발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 출품작들의 모델인 미셸 라미는 80세. 민터는 "불완전함 속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마릴린 민터, 'Sweet Tooth'. 리만머핀 갤러리 제공

마릴린 민터, 'Sweet Tooth'. 리만머핀 갤러리 제공

민터의 작품은 사진과 회화의 경계에 있다. 그는 사진과 회화를 모두 전공했다. 인물 사진을 인쇄한 뒤 알루미늄 패널에 반투명한 에나멜페인트를 수천 번 덧바르는 방식으로 회화로 옮겨낸다.

"페미니즘 역사 속에서 여성의 신체적 아름다움이나 성적 이미지를 모두 제거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죠. 그러나 누구나 아름다운 사람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누구나 아름답게 보이면 기뻐합니다. 그것은 절대 제거할 수 없는 본능입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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