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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차트' 언급한 손석구… 동성애자 향한 달라진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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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차트' 언급한 손석구… 동성애자 향한 달라진 시선

입력
2024.04.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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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프렌들리한 발언으로 시선 모은 손석구·유태오
"게이가 좋아하면 트렌드가 된다"

손석구가 게이 차트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짠한형 신동엽' 캡처

손석구가 게이 차트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짠한형 신동엽' 캡처

동성애자를 향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게이들의 애정에 대한 뿌듯함을 드러내는 스타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연예인도 있다. 예능 속 이들의 행보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배우 손석구는 최근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해 남긴 말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내 자랑거리 중 하나다. 게이 친구들이 좋아하는 남자 배우 투표를 하는 게 있다. 놓치기 아까운 순위다. 그분들이 트렌드에 빠르지 않나"라고 해당 차트에서 높은 순위에 오른 것을 자랑했다. 엉덩이 노출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난 많이 깠다"면서 "대역분을 오해 삼아서 게이 차트에 올라가면 내 실력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동성애자 방송인 홍석천이 진행하는 '홍석천의 보석함'은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웹예능이다. 이곳을 찾은 배우 유태오는 홍석천에게 "대놓고 동성애에 대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형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뉴욕에서 공부하던 시절에 전설적인 얘기가 있었다. 게이가 먼저 좋아해야 그다음 트렌드가 된다더라. 센스 있는 (동성애자)분들이 날 봐주면서 '좋아질 것 같다' 했는데 무명 시절이 길다 보니 그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예능 속 동성애자 이야기의 의의

드라마, 영화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그려지고 있다. 앞서 BL 장르의 왓챠 '시맨틱 에러', 티빙 '비의도적 연애담' 등이 시청자들을 만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영화 '극장판 아름다운 그: 이터널'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또한 지난해 극장을 통해 BL 마니아들을 찾았다. 이러한 작품들은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졌다.

예능에 출연한 스타들의 발언 또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품 속에서는 스타가 동성애에 대한 발언을 해도 배우가 아닌 그 캐릭터의 생각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예능에서의 이야기는 연예인의 솔직한 마음으로 여겨진다. 큰 영향력을 자랑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동성애에 대한 대중의 색안경을 벗겨내는 중이다.

동성애를 웃음 코드로 사용하는 대신 존중하려는 스타들의 모습 또한 시선을 모은다. 한 네티즌은 '홍석천의 보석함' 영상에 유태오를 칭찬하는 댓글을 남겼다. 이 네티즌은 "그동안은 들이대는 홍석천과 질색하는 미남을 개그 구도로 비추는 느낌이었다. 이번엔 정말 진지하게 인간 홍석천을 존중하고 게이라는 성적 지향을 비웃거나 거북해하지 않는 모습이 보이는 게스트라 정말 재밌게 봤다"고 말했다. 유태오도, 손석구도 많은 동성애자들이 보여줬던 트렌디한 면모를 설명하며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타들의 솔직한 발언, 어떻게 가능했나

유태오가 동성애자들의 센스를 칭찬했다. '홍석천의 보석함' 캡처

유태오가 동성애자들의 센스를 칭찬했다. '홍석천의 보석함' 캡처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의 성장한 인권 의식이 스타들이 더욱 편하게 퀴어 프렌들리한 발언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지에 "과거 우리나라에서 동성애는 금기였고, 언급할 수조차 없었다. 그러나 인권 의식이 신장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구화 또한 영향을 미쳤다고 바라본다. 서구 문화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언급이 특별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짠한형 신동엽'과 '홍석천의 보석함' 모두 웹예능이라는 점도 도움이 됐다. 하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 사회에 암묵적인 선이 있다고 했을 때 그 기준이 웹예능보다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더 높다. 민감한 이슈의 경우, 인터넷 프로그램일 때 더 자유롭게 관련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손석구와 유태오 모두 해외에서 생활한 이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손석구는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유태오는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미국과 영국에서 연기 공부를 했다. 해외에서 살아가며 동성애에 대한 지식을 쌓고 주변에서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도 더욱 많았을 터다. 해외파 스타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스타들의 퀴어 프렌들리한 발언을 앞으로도 종종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서는 아직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들의 진솔함이 현재 많은 동성애자들에게 힘이 돼 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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