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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이면 소환되는 그 남자…올해도 장국영이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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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이면 소환되는 그 남자…올해도 장국영이 '부활'했다

입력
2024.04.01 15:35
수정
2024.04.01 16:01
21면
0 0

'영웅본색' 등 기획전으로 상영 중
'패왕별희'는 올해도 벌써 1만 명 봐
"장국영 있기에 홍콩 영화 향수 남아"

장궈롱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아비정전'은 올해 'R.I.P 장국영' 기획전에서 상영된다. 엔케이컨텐츠 제공

장궈롱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아비정전'은 올해 'R.I.P 장국영' 기획전에서 상영된다. 엔케이컨텐츠 제공

2003년 4월 1일 47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만우절에 전해진 부고라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세상을 떠난 지 21년이 지나고도 추억의 홍콩 배우 장궈롱(張國榮·장국영)은 매년 봄 한국 극장가를 찾는다. 4월 1일 즈음 그의 출연작들이 연례행사처럼 추모 기획전이나 재개봉 형식으로 극장에서 상영된다.

올해는 멀티플렉스체인 메가박스가 지난달 27일부터 ‘R.I.P. 장국영’ 기획전을 열고 있다. 영화 ‘영웅본색’(1985)과 ‘영웅본색2’ ‘천녀유혼’(1987), ‘아비정전’(1991),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1993) 등 5편이 상영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해피 투게더’와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이 20주기를 맞아 3월 30일과 4월 1일 각각 재개봉했다. 2022년에는 예술영화 전용관 아트나인이 4월 ‘Miss You Leslie-장국영’ 기획전을 열고 ‘해피 투게더’와 ‘이도공간’ ‘아비정전’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을 상영했다. 한 배우에 대한 추모 상영회가 매년 열리는 건 국내 극장가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획전을 계속 찾는 중에 장궈롱 추모 기획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단지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장궈롱 영화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기까지 한다. 특히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재개봉할 때마다 신작 예술영화들이 부러워할 만한 흥행 성적을 매번 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2020년 5월 재개봉(당초 4월 1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연기)했을 때는 10만2,205명이 관람했다. 코로나19로 관객이 80% 안팎으로 줄어들었던 시기 극장가에 산소마스크 역할을 했던 셈이다. 지난해 3월 31일 다시 개봉했을 때에는 1만2,547명이 보기도 했다. 수입사로선 ‘만우절 연금’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두 경극 배우를 통해 중국 현대사를 돌아보는 영화로 장궈롱은 선배 배우를 남몰래 사랑하는 두지를 연기했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중국어권 영화로선 유일하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지난달 27일 재개봉해 벌써 관객 1만 명을 넘었다. 조이엔시네마 제공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지난달 27일 재개봉해 벌써 관객 1만 명을 넘었다. 조이엔시네마 제공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올해도 관객몰이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1만1,408명이 봤다. 재개봉일(27일)에는 5,922명이 몰리며 일일 흥행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같은 날 개봉한 일본 젊은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4,208명ㆍ8위)보다 흥행 성적표 윗자리를 차지했다. 이날 ‘영웅본색’은 911명, ‘아비정전’은 195명이 각각 찾았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장궈롱이 있었기에 홍콩 영화에 대한 향수가 아직 남아 있다 할 정도로 그에 대한 한국 팬들의 사랑이 크다”며 “남다른 인생사와 더불어 영화 속 비련의 이미지도 여전한 인기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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