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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유재석' 사칭 투자사기 기승... 당국, 유튜브·네이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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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용' '유재석' 사칭 투자사기 기승... 당국, 유튜브·네이버 정조준

입력
2024.04.02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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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 사칭 투자 동영상으로 피해자 모아
투자금만 받고 잠적하는 리딩방 피해 급증
금융당국, 게시글 차단만으론 한계
범부처 TF에서 플랫폼 규제 검토 중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개그우먼 송은이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개그우먼 송은이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투자 사기가 기승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유튜브,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간에서 유명인을 사칭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기 피해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 오픈채팅방 등 SNS 공간에서의 금융 광고에 대한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권한이 없는 만큼, 국무조정실 주관 민생금융 범죄 관련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최근 SNS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유튜버 슈카, 방송인 유재석, 개그맨 황현희 등 유명인을 사칭한 투자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기간에 100% 이상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등의 문구와 함께 그들이 운영하는 주식 리딩방으로 안내하는 수법이다. 가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까지 만들어 마치 실제 수익을 거두는 것처럼 꾸민 다음 투자금만 받고 인출해주지 않아 피해가 커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투자 리딩방 불법 행위 피해 접수 건수는 2,517건, 피해액은 2,371억 원에 달한다.

사진과 이름을 도용당한 유명인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유명 강사인 김미경을 비롯해 방송인 송은이와 황현희,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 사칭 피해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을 발족했다. 성명서에 참여한 이들만도 방송인 유재석을 포함해 137명에 달했다. 이들의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의 한상준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직접 신고해도 처리 속도도 느리고 주말이나 야간에는 대응조차 안 하고 있다"며 "법적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그동안 이런 투자 사기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를 하고, 관련 게시글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각종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해 실제 차단까지 일주일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감원은 플랫폼 스스로 이런 게시글을 단속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영국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 유해 콘텐츠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플랫폼 기업 등에 최대 연 글로벌 매출액의 10%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온라인안전법(Online Safety Bill)을 통과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영국의 금융감독국(FCA)은 구글 등과 협약을 맺고 금융회사가 승인하지 않은 유료 광고의 온라인 등재를 차단하도록 했다. 또 최근에는 핀플루언서(금융+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SNS 공간에서 사전 승인 없이 불법 금융 서비스를 홍보할 경우 최대 2년의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규제도 마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에선 아직까지 온라인 공간상 불법 투자 글이나 관련 플랫폼 등을 규제할 근거가 없는 만큼 유관 기관들과 규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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