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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국방부, '2차관' 눈독... 盧 정부가 만든 방사청 힘 빼기?[문지방]

입력
2024.03.3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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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청사 전경. 김진욱 기자

국방부 청사 전경. 김진욱 기자


편집자주

광화'문'과 삼각'지'의 중구난'방' 뒷이야기. 딱딱한 외교안보 이슈의 문턱을 낮춰 풀어드립니다.


본부 및 소속기관 공무원 정원 700여 명. 정원 4만5,000명인 군무원, 군인 50만 명···. 인력 ‘공룡’ 부처인 국방부가 부처의 위상을 높일 또 다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현재 1명인 차관을 2명으로 늘리는 방안입니다. 실무 ‘국’ 단위만으로 규모 면에서 다른 정부부처와 맞먹는 수준의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국방부가 방위력 개선과 전력 운영을 전담하는 2차관을 신설하고자 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선호(가운데) 국방부 차관이 지난 7일 국군포천병원을 방문해 나종수 국군포천병원장 및 의료진에게 민간인 환자 진료 지원태세 유지 및 장병 진료 여건 보장을 강조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김선호(가운데) 국방부 차관이 지난 7일 국군포천병원을 방문해 나종수 국군포천병원장 및 의료진에게 민간인 환자 진료 지원태세 유지 및 장병 진료 여건 보장을 강조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차관 방위력 개선 전담... 'K-방산'은?

정부 및 군 안팎의 목소리는 이렇습니다. 현재 1장관 1차관 체제에서 1장관 2차관 체제로 전환하면서 2차관에게 방위력 개선 및 전력 운영을 전담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2차관 아래 첨단전력실과 자원관리실을 설치해 첨단전력실에는 전력정책관과 지능정보화정책관, 과학기술정책관을 두고 자원관리실에는 군수관리관, 군사시설기획관, 군공항이전사업단을 편제한다는 논리입니다. 이렇게 되면 1차관은 기획조정실과 국방정책실, 인사복지실, 군인권개선추진단을 관장합니다.

불똥은 방위사업청으로 튑니다. 정부조직법 제33조는 “방위력 개선사업, 군수물자 조달 및 방위산업 육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방위사업청을 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2차관의 업무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실상 ‘방사청 힘 빼기’를 위한 2차관 신설이라는 이야기죠.

방사청은 이른바 ‘K-방산’의 주무를 담당해 왔습니다. 2022년 폴란드에 FA-50 경전투기, K-9 자주곡사포, K-2 흑표전차, K-239 현무 다연장로켓(MLRS) 등에 대한 수출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성과를 드높였죠. 올해 들어서도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형 탄도미사일 요격체계 ‘천궁-II’의 32억 달러 규모 계약을 이끌었습니다.

방사청은 지난 6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K-방산’을 안보의 기반이자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며 △압도적 전력증강 △2027년 국방기술력 세계 7위 달성 △2027년 세계 4대 방산강국 진입을 핵심목표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방산수출 목표치는 200억 달러입니다.


지난 2022년 12월 6일(현지시간) 폴란드 그드니아에서 열린 폴란드 K-2 전차 입하 환영식에서 이정엽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사업부장(왼쪽부터),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세바스티안 흐바웩 PGZ 회장,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안제이 세바스티안 두다 폴란드 대통령,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로템 제공

지난 2022년 12월 6일(현지시간) 폴란드 그드니아에서 열린 폴란드 K-2 전차 입하 환영식에서 이정엽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사업부장(왼쪽부터),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세바스티안 흐바웩 PGZ 회장,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안제이 세바스티안 두다 폴란드 대통령,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로템 제공


"방사청, 획득 강화 대신 수출에 우선순위"

방사청의 ‘광폭 행보’는 질시를 불러왔습니다. 잇따른 군내 인권 문제와 사건ㆍ사고로 국방부와 군이 질타를 받고 있을 때, 방사청은 수출 호조로 찬사를 받았다는 겁니다. 실질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군의 전력 소요가 방사청 시스템을 거치면서 지연되고 있다는 겁니다. 무기체계 도입을 위한 절차가 복잡해졌다는 것이죠. 방사청이 진짜 임무인 군 전력증강을 위한 획득 강화를 우선순위에 두는 대신 조직 확대와 수출이라는 ‘잿밥’에 더 관심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방사청을 옥죄는 다른 이유도 있어 보입니다. 정치적 이유도 바닥에 깔렸다는 것이죠. 방사청을 개청한 대통령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겁니다. 방사청은 지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 개청했습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본부, 조달본부 등으로 분산 운영하던 무기 구매와 군수품 조달 업무를 통합한 국방 관련 전문획득기관을 만들자는 의도였죠.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서울에어쇼 축사를 통해 “국방개혁이 완성되는 2020년경에는 우리나라가 첨단무기 체계의 독자개발 능력을 확보하고, 세계 10대 방산 선진국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죠. 폴란드 매체 비르투알나폴스카(WP)는 2022년 한-폴란드 대규모 계약 성사를 전후해 “우리보다 훨씬 가난했던 국가가 중요한 군사 파트너가 됐다”며 노 전 대통령의 방사청 개청을 콕 집어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방사청은 정치적 기관이 아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유산’인 셈입니다.

결국 국방부 2차관 신설은 △방위사업청의 기능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폐지하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최소한 방사청 산하에서 무기체계 개발을 하고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차관 신설 즉시 방사청의 품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신설엔 법적 난관 아직... '국방부 비대화' 여론도 남아

하지만 국방부 2차관 신설에는 아직 난관이 남아있습니다. 우선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정부조직법 26조는 “행정각부에 장관 1명과 차관 1명을 두되 장관은 국무위원으로 보하고, 차관은 정무직으로 한다. 다만, 기획재정부ㆍ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외교부ㆍ문화체육관광부ㆍ산업통상자원부ㆍ보건복지부ㆍ국토교통부에는 차관 2명을 둔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26조 후단에 ‘국방부’를 포함시키는 법 개정이 없다면 국방부는 2차관을 둘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합니다.

여기에 ‘방사청 폐지’까지로 확대된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정부조직법에 규정된 방사청 조항까지 개정해야 하는데, 노 전 대통령의 후신인 더불어민주당이 과연 이를 두고 보겠냐는 이야기입니다. 또 특히 국방부가 지난해 해병대 상병 순직 사고 조사와 관련한 이종섭 전 장관의 외압 행사 의혹을 사는 등 국민의 공분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의 비대화를 찬성하는 여론이 얼마나 될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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