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첫날 한동훈 동행 르포]
서울 강북·경기 북부서 지지 호소
"범죄자들이 지배하길 바라나"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 발언 논란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윤희숙(중구성동구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기호 2번을 뜻하는 손가락 두 개를 보이고 있다. 최주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이·조 심판'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조국 조국혁신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범죄자'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이라고 직격하면서 야당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지지율 흐름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공식선거운동에 돌입한 만큼, 남은 선거기간 야당의 약한 고리인 '이재명 · 조국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공격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조 심판은 네거티브 아닌 민생"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를 시작으로 서대문구 용산구 성동구 광진구 동대문구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 경기 남양주시, 의정부시에서 지원 유세에 나섰다. 수도권 핵심 지역인 '한강 벨트'와 국민의힘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강북, 경기 북부 지역 공략에 먼저 나선 것이다. 이날 유세에서 한 위원장의 일관된 방점은 '이·조 심판'에 찍혔다. 그는 "이·조 심판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민생"이라며 "그들이 권력을 잡으면 민생을 챙기지 않고 권력으로 자기들 잇속을 채우고, 자기들 방어만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두 사람이 유죄 판결이 확정돼서 감옥에 가기까지 3년이 너무 길다"고 선거를 통한 심판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찾는 지역마다 '범죄자'란 단어를 부각했다. 그는 이번 총선을 "범죄자와 선량한 시민들과의 대결" "공익을 위해서 정치하려는 사람과 사익을 위해 정치하려는 사람의 대결"로 규정했다. 시민들을 향해서도 "범죄자들이 여러분을 지배하길 바라느냐"고 묻고 "범죄자 지배를 허용하는 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했다. 또 "뻔뻔한 범죄자들이 선량한 시민들을 제도로서 지배하는 나라가 바로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나라, 경제가 무너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윤희숙(중구성동구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이 과정에서 정제되지 않은 거친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서대문구 유세에서 한 위원장은 "정치는 중요하다. 정치 자체에는 죄가 없다"며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했다.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직후 "범죄자가 여러분을 지배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말한 점을 보면 이 위원장과 조 위원장을 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비속어 논란을 의식한 듯 이후 용산구, 성동구 유세에선 "정치를 뭐같이 하는 사람"으로 표현을 순화했다.
"부가세 절반 인하 정부에 요구... '국민'만 보고 찍으라"
'이·조 심판'에 초점을 맞춘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변수인 고물가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은 출산·육아용품과 라면·즉석밥·통조림 등 가공식품, 설탕·밀가루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해 한시적인 부가가치세 절반 인하를 정부에 요구했다"며 "정부의 긍정적인 검토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 요구가 현실화할 경우 부가가치세는 현행 10%에서 5%로 인하될 수 있다.
이날 유세장에서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중장년층을 주로 만난 한 위원장은 이들에게 "밖으로 나가서 한 분, 두 분씩 왜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지 설득하고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부 보수 유권자들이 사전선거에 갖고 있는 불신을 의식한 듯 "이번 선거부터 모두 수개표를 병행한다"면서 "사전투표나 본투표 가리지 말고 무조건 투표장에 가달라"고 말했다. 또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이름이 '국민의미래'를 의식한 듯 "투표장에 가서 오로지 '국민'만 보고 찍으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윤희숙(중구성동구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지자들이 손피켓 등을 들고 호응 중이다. 최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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