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 에스컬레이터에서 분실
"2년 뒤 이설… 그때 찾아주겠다"
13일 이설하며 휴대폰 찾아 전달
대구국제공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2년 전 공항에서 잃어버린 고객의 휴대폰을 잊지 않고 찾아준 공항 직원의 사연이 알려졌다.
26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022년 1월 23일 오후 제주에서 출발한 항공기를 타고 대구국제공항에 내린 A씨는 공항 보안구역 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바깥쪽으로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보안구역 특성상 오래 머물 수 없었던 A씨는 승무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뒤 자리를 떠났다. 승무원들로부터 사정을 전해 들은 공항 직원들은 휴대폰이 에스컬레이터 하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다음 날 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휴대폰이 에스컬레이터 철골 아래로 떨어져 장비로 에스컬레이터를 들어 올리지 않고서는 휴대폰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공항 시설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이광훈 시설부 과장은 A씨에게 연락해 "대구국제공항 리모델링 사업에 따라 에스컬레이터 이설 계획이 있어, 2년 뒤 휴대폰을 찾아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과장은 "시간이 오래 걸려도 좋으니 꼭 좀 찾아달라"는 고객의 부탁을 잊지 않았다. 또 A씨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4, 5개월에 한 번씩 A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해 공사 진행 상황 등을 알려줬다.
대구국제공항 이광훈 시설부 과장이 고객에게 2년 전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대구국제공항 제공
대구국제공항 측은 지난 13일 해당 에스컬레이터를 이설했다. 이 과장은 이설 과정에서 2년간 꺼내지 못했던 휴대폰을 발견해 A씨에게 전달했다. A씨는 "2년간 잊지 않고 휴대폰에 담긴 추억을 찾아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 과장은 "에스컬레이터를 들어 올리지 않고서는 찾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죄송했다"며 "시설 담당자인 제가 직접 양해를 구해야 할 것 같아 연락했고, 휴대폰 가격을 떠나 고객에게 소중한 추억이 있다고 해 꼭 찾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구국제공항은 2019년 3월부터 여객터미널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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