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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83%)이자 비용(96%)'... 초저출산 시대, 자녀에 대한 양가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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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83%)이자 비용(96%)'... 초저출산 시대, 자녀에 대한 양가감정

입력
2024.03.26 17: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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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보건복지협회 '1차 국민인구행태조사'
가임기 남녀 대부분 '자녀 양육=비용' 인식
육아휴직은 '아빠·엄마 반반' 가장 이상적

지난 4일 대구 군위군 부계초등학교에서 '나 홀로' 입학식을 마친 1학년 학생이 교실로 이동하고 있다. 1932년 개교한 이 학교는 학령인구 감소로 한 학년이 6~10명에 불과하고 올해 신입생은 단 한 명이다. 대구=연합뉴스

지난 4일 대구 군위군 부계초등학교에서 '나 홀로' 입학식을 마친 1학년 학생이 교실로 이동하고 있다. 1932년 개교한 이 학교는 학령인구 감소로 한 학년이 6~10명에 불과하고 올해 신입생은 단 한 명이다. 대구=연합뉴스

초저출산 시대를 살고 있는 성인 남녀들은 자녀가 기쁨을 주고 정신적 성장을 이끈다고 여기면서도 육아 비용과 아이의 미래에 대해서는 강한 두려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양가감정 속에 미혼 여성 5명 중 1명, 미혼 남성 7명 중 1명은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해 10월 23일부터 11월 13일까지 전화 면접 방식으로 전국의 가임기(20~44세) 남녀 2,000명(미혼·기혼 남녀 각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1차 국민인구행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저출산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들여다보기 위해 서구 국가들이 사용한 결혼 및 자녀 가치관 같은 항목을 중심으로 저출산 과정의 인식과 실태에 초점을 맞춘 첫 조사다.

응답자들은 결혼을 통해 얻는 긍정적 가치를 '관계적 안정감'(89.9%), '전반적 행복감'(89.0%), '사회적 안정'(78.5%), '경제적 여유'(71.8%) 순으로 꼽았다. 관계적 안정감은 여성(기혼 91.5% 미혼 91.1%), 전반적 행복감은 남성(기혼 90.1%, 미혼 90%)에게서 높게 측정됐다.

'제1차 국민인구행태조사' 결과. 인구보건복지협회

'제1차 국민인구행태조사' 결과. 인구보건복지협회

자녀에 대한 가치관은 개인 성취, 부부 유대, 비용, 성장환경 측면으로 구분했는데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인식이 충돌하는 양상을 보였다. 대부분 '자녀를 키우며 정신적으로 성장'(92.3%), '자녀의 성장은 인생의 가장 큰 기쁨'(83.0%), '부부 관계를 안정적으로 만든다'(82.7%)에 동의하는 동시에 '성장기에 비용이 많이 든다'(96.0%), '여성의 경력에 제약'(77.6%), '부모의 자유에 제약'(72.8%) 등의 우려도 드러냈다. 성장환경에 대해서도 '자녀들이 겪게 될 미래가 걱정'(88.8%)이라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평균 희망 자녀 수는 기혼 남성(1.79명), 기혼 여성(1.71명), 미혼 남성(1.63명), 미혼 여성(1.43명) 순으로 어느 경우도 2명에 미치지 못했다. 무자녀를 희망하는 비율은 미혼(여성 21.3%, 남성 13.7%)이 기혼(여성 6.5%, 남성 5.1%)보다 높았다. 이 같은 가임기 인구의 가치관은 현재의 초저출산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제1차 국민인구행태조사' 결과. 인구보건복지협회

'제1차 국민인구행태조사' 결과. 인구보건복지협회

출산 후 자녀를 키울 때 가장 이상적인 육아휴직 방식으로는 '엄마와 아빠 반반씩 사용'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미혼 여성(77.2%)이 가장 선호했고, 기혼 남성도 10명 중 6명(60.6%)이 반반 육아휴직을 이상적인 방식으로 꼽았다.

오는 7월 첫 시행을 앞둔 '보호출산제'는 응답자의 72.1%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보호출산제는 미혼모 등 위기임산부가 익명으로 의료기관에서 아이를 낳으면 정부가 책임지는 제도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이번 조사는 가임기 인구의 가치관과 태도가 저출산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들의 변화가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저출산 대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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