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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안 걸리게 튀겨라" "김 공짜로"… 제주 유명 식당 '노키즈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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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안 걸리게 튀겨라" "김 공짜로"… 제주 유명 식당 '노키즈존' 이유

입력
2024.03.25 17:35
수정
2024.03.25 17:46
0 0

제주에서 우럭 요리 파는 식당
"'소스·국 안 맵게 다시 만들라'"
"아이 동반 부모 요구 심해져"
제주 노키즈존 78곳... 전국 1위

제주에서 우럭 요리를 파는 한 유명 식당 외부에 '노키즈존'이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제주에서 우럭 요리를 파는 한 유명 식당 외부에 '노키즈존'이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제주의 한 유명 식당이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의 요구가 지나쳐 '노키즈존(No Kids Zone·어린이 출입금지)'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의 한 식당이 노키즈존으로 바뀌게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 속의 식당은 우럭튀김 맛집으로 알려진 곳으로 2021년 5월 3일부터 유아·어린이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식당 측은 공지를 통해 부득이하게 노키즈존으로 운영하는 여섯 가지 이유를 밝혔다. 식당 측은 "대표 메뉴인 우럭 정식은 생양파 양념이라 간혹 매울 수도 있다"며 "빨간 양념이 된 모습에 부모님들이 '아이가 먹을 수 있도록 양파를 익혀서 간장으로만 소스를 다시 만들어달라'고 하신다"고 했다.

생선 가시도 문제다. 식당 측은 "튀긴 생선 요리라서 잔가시까지 씹어 드실 수 있지만 가끔 굵은 가시가 씹힐 경우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며 "아이가 먹어도 될 정도의 튀김을 강요하시고, 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저희 몫"이라고 말했다.

반찬 요구도 심하다고 토로했다. 식당 측은 "매일 다른 국을 제공하는데, 일부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 간을 덜 세게, 덜 짜게, 덜 맵게 해달라고 요구한다"며 "특히 '우리 애를 위한 레시피로 국을 다시 끓여달라'는 무리한 요구사항도 있었다"고 했다. 또 "매일 바뀌는 8가지 반찬 중 아이가 먹을 만한 반찬이 없으면 메뉴에 없는 계란프라이, 계란말이, 조미김, 생김 등을 달라고 하신다"며 "많은 요청에 조미김 등을 구비했지만 가게 운영상 무제한 제공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편하게 식사하기 위해 다른 손님들의 의견 존중 없이 TV 채널을 키즈 채널로 고정할 것을 요구한다""뜨거운 음식이 오가는 와중에도 아이들을 방치한다"고도 부연했다.

이외에도 식당 측은 노키즈존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많다고 고백했다. 식당 측은 "손자, 손녀를 두고 있고 아이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입장인데 향후 노키즈존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 항상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서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부모들을 비판하는 반응과 영유아 동반 관광객을 위한 업소 측 배려가 필요하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한 누리꾼은 "부모가 아이들을 위한 메뉴를 선택해야지, 팔지도 않는 계란프라이나 조미김을 요구하는 건 비상식적이다", "적절한 요청과 민폐를 구분해야 한다"라며 비판했다. 반면 "추가 비용을 받거나 주의사항을 고지하면 될 텐데 문제가 될 것 같으니까 아예 오지 말라고 하는 건 차별적이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은데 제주 식당들이 배가 불렀다" 등 반응도 있었다.

제주의 경우 관광지 특성상 노키즈존 업체 비율이 타 지역에 비해 높다. 지난해 5월 제주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노키즈존은 총 542곳으로, 이 중 78곳이 제주에 몰려있다. 이에 제주도의회는 지난해 9월 노키즈존 확산 방지를 위한 '제주도 아동출입제한업소 확산 방지 및 인식 개선을 위한 조례안'을 제정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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