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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 15도 넘으면 ‘돌연사 주범’ 심근경색 40% 증가

입력
2024.03.24 08:20
수정
2024.03.24 11:5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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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30분 이상 지속되는 흉통 생겨…즉시 치료해도 30~40% 사망

심한 일교차로 인해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혈관이 쉽게 수축돼 심·뇌혈관 질환 발생이 높을 수 있기에 무리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심한 일교차로 인해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혈관이 쉽게 수축돼 심·뇌혈관 질환 발생이 높을 수 있기에 무리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봄기운이 완연하다. 하지만 일교차가 15도 내외일 정도로 불순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일교차가 심하면 협심증·심근경색(심장마비)·심부전(心不全) 등 심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아주 커진다. 심혈관 질환이 암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2위다.

특히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은 일교차가 15도 이상 되면 4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심근경색은 초기 사망률이 3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전체 돌연사의 80~90%를 차지할 정도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몸에 많이 들어오면 피를 끈적이게 만들어 뇌졸중·심근경색 등을 악화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가 10μg/m³의 높은 환경에 24시간 이내 단기간 노출돼도 일반 심혈관 질환 사망률의 상대 위험도 0.4~1.0% 증가한다.

◇심근경색, 흉통 30분 이상 지속

심장에 산소·영양분을 공급하는 3개의 심장혈관(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근육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 관상동맥 내벽에 콜레스테롤 같은 기름 찌꺼기가 쌓인다(동맥경화). 이로 인해 혈류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면 협심증이 발생하고, 좁아진 혈관이 혈전으로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이 생긴다.

이처럼 관상동맥에 문제가 발생하면 심한 가슴 통증(흉통)이 생긴다. 협심증이라면 휴식을 취할 경우 10분 이내에 통증이 대부분 사라진다. 하지만 심근경색일 때는 쉬어도 가슴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30분 이상 지속되며, 가슴을 짓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하게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또 가슴 한가운데나 왼쪽에서 시작된 통증이 어깨나 목, 팔로 퍼져나가며 두근거림, 식은땀, 구역질, 어지러움, 소화불량 등도 생긴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은 특별한 증상 없이 갑자기 발병할 때가 많다. 혈관에 노폐물이 쌓여도 심하지 않으면 평소 증상을 느끼기 어렵고, 증상도 사람마다 달라 예측하기도 어렵다.

최익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은 즉시 치료해도 사망률이 30~40%가 넘고 1, 2시간 이내 목숨을 잃을 수 있기에 최대한 빨리 관상동맥중재술이 가능한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가족력·협심증 있으면 정기검진해야

심근경색은 서구화된 식생활과 고령 인구 증가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심근경색은 40대부터 꾸준히 늘기에 젊을 때부터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협심증 병력이 있거나, 흡연자·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환자 등은 심근경색 발병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이므로 좀 더 세심히 관리해야 한다. 실제로 가족ㆍ친지 가운데 심장 질환으로 사망한 가족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심근경색 위험이 2.1배로 증가하고, 두 명 이상이면 3배로 늘어난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은 40대부터 꾸준히 증가하므로 가족력이 있으면 젊을 때부터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수면 무호흡증도 중요한 유발 요인이기에 심혈관 질환에 더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급성 심근경색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은 흡연·비만·이상지질혈증·고혈압·당뇨병 등이다. 가족력이 있어도 3, 4배로 늘어난다.

최익준 교수는 “위험 요소가 많고 가슴 통증이 있다면 선별 검사해 심근경색이 생길 위험을 예측하는 것이 좋다”며 “운동 부하·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가 대표적”이라고 했다.

심근경색을 알아내기 위해 관상동맥조영술(관상동맥에 조영제를 넣어 관상동맥이 막혀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을 시행한다. 혈관이 막혔다면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확장한다. 손목이나 대퇴부를 국소마취한 뒤 이 부위 동맥에 도관 삽입관을 넣어 가늘고 긴 도관을 관상동맥 입구에 놓고 시술한다. 시술 혈관이 다시 막히지 않도록 저용량 아스피린 같은 항혈전제를 먹는다.

◇금연 등 건강한 생활 습관 가져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우선 금연은 필수다. 담배를 피우면 관상동맥이 막혀 사망할 확률이 30% 정도 높아진다.

따라서 금연클리닉에서 금연 상담을 받거나 약물 치료를 하면 건강보험도 적용되므로 의사와 만나 금연을 상담하고 자신에게 가장 맞는 약물 처방이나 보조 기구, 금연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또 육고기나 초가공 식품을 피하고 신선한 과일·채소, 저지방식, 생선, 기름기가 적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적으로 짜게 먹지 않고 음주량은 하루 맥주 1병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1주일에 3, 4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권장된다. 하지만 심·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다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비만은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 같은 대사증후군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체중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단시간 내 급격한 체중 감량은 요요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체중을 1년에 10% 이내로 감량하는 것이 적당하다.


[심혈관 질환 예방법]

□흡연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주원인이므로 금연한다.

□식사는 저염식·덜 기름진 음식 위주로 바꾼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개선으로 복부 비만을 줄인다.

□스트레스를 술로 풀기보다 걷기와 명상 같은 방법으로 해소한다.

□일교차가 심할 때 보온에 신경 쓴다.

□가족력 등 고위험군이라면 심혈관을 정기적으로 검진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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