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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50억 클럽' 권순일 전 대법관 강제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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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50억 클럽' 권순일 전 대법관 강제수사

입력
2024.03.21 18:21
수정
2024.03.21 18:3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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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박영수 등 '50억 클럽' 세 번째
검, 화천대유 자문료 1.5억 성격 규명
재판거래 의혹 수사로 이어질지 관심

권순일 전 대법관. 왕태석 선임기자

권순일 전 대법관. 왕태석 선임기자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권순일(65) 전 대법관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전직 대법관을 상대로 한 강제수사는 문재인 정부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 이후 처음이다. 검찰은 당장은 변호사법상 단순 규정 위반으로 보고 있지만, 재판거래 의혹 수사로 뻗어 나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김용식)는 21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권 전 대법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50억 클럽 의혹 연루자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한 건 곽상도 전 국회의원,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이어 세 번째다.

권 전 대법관 압수수색 영장에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만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2020년 11월∼2021년 9월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은 상태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으로 활동했다. 화천대유 대주주는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다.

고문 활동 내역 중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만 다룰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할 만한 업무가 있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권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 고문으로 민사, 행정 등 변호사 활동을 했는데, 당시 변호사 등록을 안 한 상태였다"며 "그 정황에 대한 구체적 증거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이 화천대유에서 받은 고문료 1억5,000만 원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다만 이 돈이 변호사 활동에 대한 대가였다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끝날 수 있지만, 재판거래 등 다른 대가 관계가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면 뇌물 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한 '재판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권 전 대법관은 대법관 재직 중인 2020년 7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 상고심에서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들의 의견이 팽팽하던 상황에서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권 전 대법관이 파기환송 의견을 내면서 전원합의체의 7대 5 파기환송 판결(이재명 무죄 취지)이 나왔다는 것이다. 유죄 확정 위기에 몰렸던 이 대표는 이 파기환송으로 인해 정치생명을 연장하며 대통령 선거까지 출마할 수 있었다. 이후 김씨가 선고 전후로 여러 차례 권 전 대법관 사무실을 드나들었고, 권 전 대법관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거래 의혹의 혐의도 화천대유에 재직하면서 금품을 받았다는 내용으로,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사실관계가 완전히 나뉘는 것은 아니다"라며 "권 전 대법관이 김씨에게 받은 돈을 어떻게 볼 것인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김씨로부터 거액을 받았거나 받기로 약정했다는 의혹,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병행될 전망이다. 해당 의혹 대상이었던 곽 전 의원과 박 전 특검은 이미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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