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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갈등’ 네타냐후, 미국 공화당에 밀착… “워싱턴 당파 싸움의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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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갈등’ 네타냐후, 미국 공화당에 밀착… “워싱턴 당파 싸움의 핵”

입력
2024.03.21 18: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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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상원 비공개 오찬 모임서 '화상 연설'
자신 비판한 척 슈머 민주 상원 대표 비난
"네타냐후, 민주·공화 경쟁 부추기고 있다"
미국, 안보리에 '즉각 휴전' 결의안 제출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7일 예루살렘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7일 예루살렘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미국 공화당이 바짝 밀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집권 민주당이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강경 일변 노선을 고수하는 네타냐후 정권을 수차례 공개 비판하면서 양측의 불협화음이 커지자, 그 반대급부로 나타난 현상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워싱턴 정가 당파 싸움’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슈머 연설, 완전히 부적절하고 터무니없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공화당 상원의원 비공개 오찬 모임에 화상으로 참석해 연설했다.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벌이는 군사 작전 현황을 설명하던 그는 돌연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난했다. 지난 14일 슈머 원내대표가 상원 연설에서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의 이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우선시한다”며 ‘선거를 통한 이스라엘 정권 교체’를 거론한 데 대한 불만의 표출이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조시 홀리(공화·미주리) 상원의원은 네타냐후 총리가 슈머 원내대표 연설에 대해 “완전히 부적절하고 터무니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다수도 맞장구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야당 의원들의 여당 지도부 성토장이 된 셈이다.


정당 비공개 모임에 외국 정상 참석 '이례적'

이 같은 풍경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WP는 “외국 정상은 대부분 의사당에서 모든 의원을 상대로 연설하는데, 네타냐후는 (정당의) 정치적 전략을 세우는 ‘비공개 모임’에 참석했다”며 “특이한 시나리오였다”고 평가했다. 공화당의 ‘네타냐후 초빙’은 민주당과도 대비된다. 네타냐후 총리 측이 같은 날 민주당 상원의원 비공개 오찬에서도 화상 연설을 하고 싶다고 요청했으나, 슈머 원내대표는 ‘정치적 성격을 띨 수 있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14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상원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14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상원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민주당에선 우려를 쏟아냈다. 크리스토퍼 S. 머피 상원의원(코네티컷)은 “네타냐후가 미국·이스라엘 유대를 훼손시키면서까지 민주당과 공화당을 경쟁시키려 한다”며 “슈머의 연설에 화가 났다고 해도 공화당과 밀착하고 미·이스라엘 관계를 당파적 사안으로 만드는 건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리처드 블루먼솔(코네티컷) 상원의원도 “공화당이 이 문제(가자 전쟁)를 정치적으로 쟁점화하는 건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 이스라엘 압박 계속... '휴전 촉구'는 최후통첩

하지만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정책은 이미 11월 대선의 주요 쟁점이 됐다.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은 슈머 원내대표 발언 이튿날인 15일 “좋은 연설”이라고 치켜세웠고, 공화당 대선 후보를 확정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민주당과 바이든은 이스라엘에 아주 나쁜 존재”라고 험담했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의 ‘공화당 모임 연설’에 대해 “미국 정치권에서 심화하는 당파적 분열을 극적으로 드러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한 압박을 계속 이어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과 연계된 즉각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외적으로 ‘이스라엘 지지’ 입장을 표명한 탓에, 안보리의 휴전 촉구 결의안에는 한사코 반대하던 미국 정부 입장이 바뀐 것이다. 휴전 협상과 군사작전 수위 조절, 전후 구상(두 국가 해법) 등에 있어 사사건건 미국과 대립해 온 네타냐후 정권에 보낸 최후통첩으로 해석된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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