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트, 올해 10월 데뷔 15주년...신보 '스위치 온'으로 포문
확고한 팀 색깔+음악적 도전 행보가 일군 '현역 장수돌'
K팝 시장에서 15년이란 실로 긴 시간이다. 더군다나 한 팀으로서 15년간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다. 전속 계약 등 현실적인 문제부터 빠르게 바뀌는 가요 시장의 트렌드 속 그룹만의 차별점이나 방향성에 대한 고민 등 장수를 위해 요구되는 조건들이 너무 많은 탓이다. 하이라이트의 장수는 이러한 지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데뷔 이후 15년간 팀을 지키며 '현역'으로 활동 중이지만, 여전히 그들의 행보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2009년 그룹 비스트로 데뷔했던 이들은 '미스터리(Mystery)' '쇼크(Shock)' '숨' '비가 오는 날엔' '픽션(Fiction)' '아름다운 밤이야' '셰도우(Shadow)' '굿 럭(Good Luck)' '12시 30분' 등의 히트곡을 내며 국내 가요계를 대표하는 보이 그룹 중 한 팀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후 팀 구성을 재편하고, 전 소속사를 떠나 독자 노선을 택하며 팀명 역시 하이라이트로 바뀌었지만 이들의 입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이들은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얼론(Alone)' '불어온다' 등의 히트곡들로 자신들의 건재함을 입증하며 꾸준한 완전체 활동을 이어왔다.
비스트의 가장 큰 강점은 대중성과 팬덤을 동시에 견인한 그룹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보이그룹들이 여성 팬들을 중심으로 한 팬덤의 인기에 의존하는 성향이 짙은 반면, 하이라이트는 두터운 남성 팬층을 보유함은 물론 폭넓은 연령대에서 골고루 사랑을 받아왔다. 이는 곧 장수의 비결이기도 하다. 특정 집단에 집중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연차가 쌓이면서 해당 팬층이 이탈하게 될 경우 팀의 입지 역시 약해지곤 하지만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를 보유한 하이라이트의 경우 대중적 팬층을 기반으로 오랜 활동 기간에도 굳건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다.
대중성과 팬덤을 동시에 이끌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들의 음악적 방향성과 이를 뒷받침 할 실력이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서정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노래('픽션' '비가 오는 날에' '불어온다' 등)로 리스너들의 공감을 폭넓게 이끌어냄과 동시에 자신들만의 색채가 묻어나는 경쾌한 댄스곡('아름다운 밤이야'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등)을 함께 선보이며 하이라이트 표 음악에 대한 정체성을 명확히 확립했다. 이는 보컬과 댄스 모두 탄탄한 실력을 갖춘 멤버들의 조합이었기에 가능한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로 하이라이트는 특정 멤버에 편중되지 않고 멤버 전원이 솔로 활동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보컬, 댄스 실력을 갖춘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이라이트는 자신들의 가장 큰 강점을 '팀워크'로 꼽았다. 이기광은 "어디서든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고 다 같이 즐겁게 웃으면서 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매력이지 않나 싶다. 그로 인해 나오는 바이브와 매력이 많은 분들에게 스며들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현역 아이돌로서 15주년을 맞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장수의 '필수 조건'인 대중성과 팬덤의 조화, 팀만의 정체성 확립, 멤버들의 실력, 나아가 팀워크까지 갖췄다고 해도 빠르게 변화하는 K팝 트렌드에서 살아남기란 실로 어렵기 때문이다. 자칫 올드한 음악, 퍼포먼스로 평가받는 순간 '그 시절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건 시간 문제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를 돌파한 하이라이트의 마지막 한 방은 '도전 정신'이었다. 이들은 소위 '성공이 보장되는' 특정 장르에 머물기 보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하이라이트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 최근 발매한 새 앨범 '스위치 온(Switch On)'의 타이틀 곡 '바디(BODY)' 역시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 노래다. 하이라이트는 신곡에서 그간 한 번도 도전한 적 없는 하우스 스타일에 도전하며 또 한 번의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겼다. 이번 도전은 '하이라이트 표 음악'을 기대하는 대중에게 자신들만의 유쾌하고 즐거운 무드에서 발산되는 새로운 매력을 전하겠다는 멤버들의 포부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하이라이트는 컴백과 동시에 음악 방송 1위를 꿰차며 이들의 도전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 '바디'는 발매 일주일여 만에 K팝 아이돌 그룹 곡 중 유일하게 릴스 인기 상승 오디오 톱10 내에 이름을 올리며(3위) 여전한 화제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손동운은 "앞으로 15년 더 하고, 그 이후로 15주년을 더 하다 보면 어느새 60주년이 오지 않을까 싶다. 그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라며 15주년 소감을 전했다. 이제 갓 15주년인 만큼, 하이라이트에게 남은 시간은 앞으로 무궁무진한 셈이다. 15주년 '초장수돌'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하이라이트가 앞으로 걸어갈 길은 어떤 모습일지, 여전히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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