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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우 "연극 본 어머니, 예쁜 여인 같았다고 평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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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우 "연극 본 어머니, 예쁜 여인 같았다고 평가" [인터뷰]

입력
2024.03.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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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 정일우, 몰리나 역으로 열연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해"

정일우가 '거미여인의 키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튜디오252 제공

정일우가 '거미여인의 키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튜디오252 제공

배우 정일우는 '거미여인의 키스'를 통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생물학적으로 남자이지만 자신을 여자라고 믿는 몰리나로 분한 그는 건드리면 깨질 듯한 섬세한 면모를 보여줬다. 정일우는 캐릭터 그 자체가 됐고 연극을 본 어머니는 "너무 예쁜 여인이 서 있더라"고 칭찬했다.

정일우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한 카페에서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미여인의 키스'는 두 남자 몰리나와 발렌틴의 치명적이고 슬픈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이념과 사상이 전혀 다른 두 인물 몰리나와 발렌틴이 감옥에서 만나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와 사랑 이야기를 담는다.

정일우가 받은 도움

정일우가 이준혁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스튜디오252 제공

정일우가 이준혁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스튜디오252 제공

정일우가 맡은 역할은 몰리나다. 몰리나는 자신을 여자라고 믿고 있는 낭만적 감성의 소유자다. 정일우는 정문성을 향한 믿음으로 '거미여인의 키스' 출연을 결심했다. 그는 "'엘리펀트 송' 이후 종종 연극 제안이 왔다. 이번에는 감사하게도 세 작품이 한 번에 들어왔다. 고민하던 중 '거미여인의 키스'를 선택하게 됐다. 친한 배우인 정문성 형이 이전에 발렌틴 역을 하셨다"고 말했다. 정문성은 정일우에게 '거미여인의 키스'가 자신의 인생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작품이라고 말하며 출연을 추천했다. 당시를 떠올리던 정일우는 "어려운 캐릭터이지만 형 이야기를 믿었다. 원작이 갖고 있는 힘과 매력이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보쌈-운명을 훔치다'와 '굿잡'에 함께 출연했던 이준혁은 정일우에게 도움을 줬다. 정일우는 "연극을 보면 알겠지만 소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본 읽자마자 이준혁 선배님의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정일우는 소장의 목소리를 연기해 줄 것을 부탁했고 이준혁은 부탁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 결과 ''거미여인의 키스'에 내레이션으로 등장하게 됐다. 정일우는 "연출자님도 정말 좋다고 하셨다"면서 이준혁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몰리나의 사랑

정일우가 '거미여인의 키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스튜디오252 제공

정일우가 '거미여인의 키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스튜디오252 제공

정일우는 몰리나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어떤 점을 신경 썼을까. 그는 "몰리나를 유약하면서 건들면 깨질 것 같은 캐릭터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정일우가 바라본 몰리나는 발렌틴에게 '다른 차원의 사랑'을 품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는 "모성애에 가까운 마음을 갖고 있는, 자신을 희생하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게 연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일우는 "살면서 (가족 아닌 사람에게) 그 정도의 사랑을 느껴본 적은 없는 듯하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결혼을 해야할 거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몰리나의 사랑 같은 것을 느꼈다고 했다.

정일우의 어머니는 아들의 연기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 정일우의 연기를 본 후에는 "정일우가 아닌 몰리나가 보이더라. 너무 예쁜 여인이 서 있더라"는 평을 해줬단다. 정일우는 어머니의 극찬에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정일우가 아닌 몰리나라는 여자로 보였다는 평은 이 연극과 관련해 그가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이기도 했다. 정일우는 연기 중 어머니를 떠올렸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연극에서 몰리나가 엄마 이야기를 하지 않나. 그때 나도 내 어머니가 떠오른다. 그래서 표현이 잘 된 듯하다"는 게 정일우의 설명이다.

정일우가 살아가는 이유

정일우가 연기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스튜디오252 제공

정일우가 연기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스튜디오252 제공

그는 '거미여인의 키스'를 통해 '사랑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 또한 사랑이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희생도 필요하지 않나. 많은 분들이 위안도 얻고 본인 주변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을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발렌틴 역의 박정복은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정일우에게 큰 힘이 됐다. 정일우는 "형이 도움을 많이 줬다"고 말했다. 스킨십 장면에 대해서도 "발렌틴이 리드를 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일우에게는 몰리나를 통해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는 "내게 '거침없이 하이킥'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해맑고 막내아들 같은 이미지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배우라면 안주하지 않고 노력하며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롱런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연기를 향한 정일우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정일우는 연기를 '내 전부' '내가 살아가는 이유'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어떤 작품이 됐든 차기작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정일우의 성장을 담아낸 '거미여인의 키스'는 오는 31일까지 공연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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