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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리벚꽃길 끝에 천년 온돌방… 태백산 자락에 무장애 숲 전망대

입력
2024.03.19 17: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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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는 달’ 한정 개방, 새로 개장 여행지

올해 개장한 무장애 숲 체험시설인 태백 하늘전망대. 전망대와 연결된 전시시설은 이달 31일 문을 연다. 태백시청 제공

올해 개장한 무장애 숲 체험시설인 태백 하늘전망대. 전망대와 연결된 전시시설은 이달 31일 문을 연다. 태백시청 제공

새로운 프로그램과 시설이 들어서면 익숙한 여행지도 달리 보인다. 3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에 맞춰 한정 개방하거나 새로 문을 연 관광지를 소개한다.

부처님오신날까지 개방, 천년 온돌 아자방

하동 칠불사의 아자방(亞字房)이 지난 1월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부처님오신날인 5월 15일까지 한시적으로 일반에 개방된다. 이 기간 매일 오전 10시, 오후 2, 3, 4시 30명 한정으로 스님이 방문객을 맞는다. 아자방은 신라 효공왕(897~912년 재위) 때 담공선사가 축조한 ‘아(亞)’ 자 모양 온돌 선방이다. 스님이 벽을 보고 좌선할 수 있도록 방 안 네 귀퉁이를 50cm씩 높인 게 자연스럽게 십자 또는 아 자 모양을 이루는 구조다. 한번 불을 지피면 100일간 온기를 유지한다고 해 전설의 구들, 신비한 온돌방으로 불리기도 한다.

부처님오신날까지 개방하는 칠불사 아자방에서 여행객이 면벽수행을 체험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부처님오신날까지 개방하는 칠불사 아자방에서 여행객이 면벽수행을 체험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화개동천 끝자락 칠불사 가는 길의 쌍계사 십리벚꽃길. 한국일보 자료사진

화개동천 끝자락 칠불사 가는 길의 쌍계사 십리벚꽃길. 한국일보 자료사진

칠불사는 지리산 반야봉 남쪽 800m 고지에 위치해 있다.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동시에 성불한 것을 기념해 지은 사찰로 알려져 있다. 화개장터에서 칠불사까지 이어지는 계곡은 지리산에서도 경관이 빼어난 화개동천으로 불린다. 쌍계사 십리벚꽃길과 국내 최초로 차를 심은 녹차시배지가 있다.

단 3일간 개방, 남원 광한루 누각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이야기가 서린 남원 광한루원의 중심 누각인 광한루가 이달 29~31일 단 사흘간 내부를 개방한다.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문화해설사와 함께 회당 20명씩 현장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광한루는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해 평소에는 연못에 비친 멋스러운 풍광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지상낙원의 이상향을 구현한 남원 광한루원 야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상낙원의 이상향을 구현한 남원 광한루원 야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달 말 단 사흘간만 개방하는 남원 광한루 내부.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달 말 단 사흘간만 개방하는 남원 광한루 내부. 한국일보 자료사진

광한루원은 신선의 세계관과 천상의 우주관을 표현한 누원이다. 조선 세종 원년(1419) 황희가 광통루라는 누각을 처음 세웠고, 1444년 전라도 관찰사 정인지가 달나라 미인 항아의 거처인 월궁 속 광한청허부(廣寒淸虛府)라 칭한 후 ‘광한루’라 부르게 되었다.

1582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철은 광한루를 크게 고쳐 짓고, 은하수 연못 가운데에 삼신산을 조성한 후 봉래섬에는 백일홍, 방장섬에는 대나무, 영주섬에는 ‘영주각’이란 정자를 세웠다. 호수에는 연꽃을 심고 오작교를 설치해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도교적 이상향을 구현했다. 정유재란 때 불탄 것을 1639년 남원부사가 복원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개방하며, 경관 조명이 켜지는 야경이 아름답다.

장애 없는 숲 놀이터, 태백산 하늘전망대

고원 관광지 태백에 또 하나의 즐길거리가 생겼다. 숲 체험시설인 태백산 하늘전망대와 탐방로가 문을 열었다. 높이 33m의 하늘전망대는 지난 1월 19일 임시 개장했고, 미디어아트관을 포함한 전시시설은 이달 31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무장애 숲 체험시설인 태백산 하늘전망대. 국립공원공단 제공

무장애 숲 체험시설인 태백산 하늘전망대. 국립공원공단 제공

태백산 하늘전망대의 가장 큰 특징은 장애인과 노약자도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탐방시설이라는 점이다. 휠체어나 유아차 이용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곧장 하늘탐방로로 진입할 수 있다. 탐방로는 지상에서 최대 12m 높이에 설치해, 평소 쳐다보는 숲을 눈높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탐방로 전체 구간은 왕복 1.8km다. 전망대 정상까지는 나선형 구조라 높이를 달리하며 360도 풍경을 고루 감상할 수 있다. 정상에서는 태백산 능선과 만덕사, 태백석탄박물관, 수갱탑 등이 보인다.

탐방로 중간에는 쉼터와 외줄타기, 그물놀이터, 미끄럼틀, 휠체어용 그네 등 숲속 모험시설을 갖춰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가족이 즐길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1년 5개월 만에 운행 재개, 거제관광모노레일

2022년 10월 발생한 화재로 장기간 폐쇄됐던 거제 관광모노레일이 새 단장을 마치고 지난 11일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운영사인 홍익관광개발은 하이브리드 방식의 모노레일 25대를 새로 도입하고 야간 경관조명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하며 성인 왕복 1만8,000원이다.

3월 11일부터 운영을 재개한 거제관광모노레일. 거제시청 제공

3월 11일부터 운영을 재개한 거제관광모노레일. 거제시청 제공


거제관광모노레일 상부 정류장인 계룡산 능선에 오르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거제관광모노레일 상부 정류장인 계룡산 능선에 오르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해발 500m 계룡산 정상까지 연결되는 1.7km 모노레일 하부에는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이, 상부에는 옛 미군 통신대와 하늘광장이 있다. 거제포로수용소는 한국전쟁 중인 1951년 설치돼 인민군 15만, 중공군 2만 명 등 최대 17만3,000명의 포로를 수용했다. 반공 포로와 친공 포로 간 유혈 살상이 자주 발생했고, 1952년 5월에는 수용소 사령관인 미군 준장이 포로에게 납치되는 등 수용소는 냉전시대 이념 갈등의 축소판이나 마찬가지였다.

휴전과 함께 문을 닫은 포로수용소는 현재 유적공원으로 꾸며져 한국전쟁의 산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모노레일 상부 전망대에서는 서쪽 방향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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