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스털 상부에 고드름 모양 퇴적물 발견
"데브리 꺼내는 방법 검토하는 데 참고"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원자로 격납용기 내부에서 핵연료 잔해(데브리)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1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NHK 방송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지난 2~3월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의 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는 격납용기 내부를 소형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이날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1호기 내부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냉각장치가 고장나며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사고(멜트다운)를 겪었는데, 도쿄전력은 아직까지도 핵연료 데브리가 어디에 어떤 모양으로 방치돼있는지 확인하지 못 하고 있다. 데브리가 고준위 방사성 물질인 데다가 원자로 내부가 심하게 손상돼서 조사가 극히 어려운 탓이다. 이에 도쿄전력은 수년째 로봇 및 드론 등으로 격납용기 내부를 파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2~3월 도쿄전력이 살펴본 부분은 지름 5m 정도의 원통형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인 ‘페디스털’ 내부다. 1호기는 핵연료를 담은 원자로를 페디스털이 아래서 떠받치고 있는 구조여서, 원자로 바닥을 녹이고 떨어져 내린 핵연료 데브리가 패디스털 안에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해 3월 도쿄전력이 수중 로봇으로 패디스털 바닥에 고여있는 물 속을 탐사한 결과, 곳곳에서 데브리 퇴적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됐다.
이날 조사에서는 페디스털 상부에 고드름 모양으로 굳어 있는 물질이 포착됐다. 드론으로 페디스털 내부를 촬영해 파악한 것일 뿐 실제 정밀 검사를 하지는 않아서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이 물질에 데브리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NHK는 전했다. 도쿄전력은 페디스털 내에 원전 제어봉 수납 장치 일부가 떨어져 있었으나, 격납용기 내벽에서 심각한 손상이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도쿄전력은 발전기 내부 상황을 조금 더 알게 됐지만 최종 폐로까지 갈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데브리 양은 1~3호기에서 총 880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사고 10년이 넘도록 도쿄전력은 단 1g조차 꺼내지 못했다. 데브리를 제거하지 않는 한 원전 건물을 해체할 수 없고, 데브리에 냉각수와 지하수, 빗물 등이 노출되며 오염수(일본명 '처리수')도 계속 발생할 수 밖에 없다.
NHK는 “도쿄전력은 이번 이미지를 더욱 상세하게 분석하고 데브리를 꺼내는 방법 등을 검토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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