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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이병헌 감독 "'극한직업' 의식 NO, 아픈 손가락 많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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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이병헌 감독 "'극한직업' 의식 NO, 아픈 손가락 많아" [인터뷰]

입력
2024.03.18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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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닭강정' 이병헌 감독 인터뷰
'극한직업' 천만 감독 수식어에 대한 소회
"'닭강정' 호불호? 예상했던 지점"

18일 서울 종로구에서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닭강정'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은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넷플릭스 제공

18일 서울 종로구에서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닭강정'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은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넷플릭스 제공

'닭강정' 이병헌 감독이 또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은 그에게 하나의 수식어일 뿐, 오롯이 앞만 보고 달리는 중이다.

18일 서울 종로구에서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닭강정'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은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사람이 닭강정이 된다'는 기발한 소재, 허를 찌르는 유머와 스릴러의 조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1,600만 관객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를 달성한 영화 '극한직업'과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을 통해 리드미컬하고 재치 넘치는 말맛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이병헌 감독은 "시청자들의 각기 다른 반응이 인상깊었다. 쌍욕도 있다. 평가에 타격을 받았다면 다작을 못 했을 것이다. 기획 단계에서 호불호를 예상했다. 이 정도의 호불호라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없다고 하면 건방져 보이지만 고민은 계속하고 있다"라고 공개 직후 반응을 살펴본 심정을 밝혔다. 다만 아직 성공은 미지수다. 이 감독은 "성공은 지켜봐야 한다. 대중적인 콘텐츠를 세상에 내놓을 땐 수치상의 문제도 있다. 개인적으로 또, 처음 기획자들끼리는 아직까지 실패작으로 분류하고 있진 않다"라고 말했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넷플릭스 제공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넷플릭스 제공

이병헌 감독은 콘텐츠화할 웹툰들을 찾던 도중 제작사의 추천으로 '닭강정'을 만나게 됐다. 제작을 염두에 둔 추천은 아니었지만, 특색 가득한 매력에 푹 빠졌다. 흥행 실패작을 두고 "아픈 손가락이 많다. 어떻게 할지 계속 고민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대중이 좋아하는 것의 간극이 있다. '바람 바람 바람'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극장에서 좋은 반응을 받지 못했다"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이 감독이 제작을 결심하게 되는 단계에는 원작의 힘이 컸다. 원작을 처음 마주했을 때를 떠올린 이 감독은 "다음 화를 계속 보게 됐다.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편견에 관한 이야기로 접근했다. 외계인이 등장하고 살을 덧대며 주제를 확장했는데 큰 재미가 나왔다"라고 기획 당시에 가졌던 각오를 전했다. 여러 퍼포먼스, 장면의 혼합 그리고 구성, 음악 등이 '닭강정'의 매력이다. 특히 원작 작가의 호평도 있었단다. 이 감독은 "공개되기 전 작가님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현장에 촬영할 때 놀러 오셨는데 견학생처럼 세트장을 돌아보며 너무 재밌어하셨다. 싱크로율이 너무 찰떡같아서 좋다고 하시더라"라고 만족감을 대신 전했다.

아울러 이 감독은 촬영장의 진지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닭강정'이 많은 배우의 행위 예술과 고군분투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모든 배우가 대본을 받는 순간 굉장히 어려운 프로젝트라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원작의 톤이 워낙 어렵고 이런 코미디를 한 적도 없어요. 저는 만화적으로 표현하고자 했고 어려운 작업이 됐죠. 우리가 결과물로 봤을 땐 가벼운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전작들에서의 느낌보다 훨씬 진지하게 했습니다. 참 어려웠고 고민도 많았지만 '쫄면 죽는다'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막연하게 생각을 글로 옮긴 후 실사화 작업을 거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순간 배우들의 연습을 보면서 스스로 다짐을 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닭강정'은 제가 하고 싶었던 장르다.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했던 작품이다. 도전할 때 투자사에서도 왜 그렇게 하게 내버려 뒀을까"라면서 웃었다.

18일 서울 종로구에서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닭강정'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은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넷플릭스 제공

18일 서울 종로구에서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닭강정'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은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넷플릭스 제공

극중 고백중의 전 연인이자 맛 칼럼니스트 홍차는 하와이안 피자와 민트초코를 혐오한다. 이런 설정은 실제 이 감독의 성격에서 빌려왔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대사로 다 썼다"라고 설명한 이 감독은 "저 역시 파인애플 토핑, 민초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탕수육도 부먹이다. 이런 지점이 재밌게 활용되길 원했다. 또 저희의 주제와 맞닿아있다. 대립, 화합, 중재가 맞물린 분쟁 거리다"라고 짚었다.

인터뷰 내내 이 감독은 '닭강정'을 연출하면서 느꼈던 고충을 토로했다. 여기에는 류승룡의 존재감이 큰 의지가 됐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극한직업'을 하면서도 그런 적이 없는데 이번에 류승룡에게 문자를 했다"라면서 "제가 연기를 하나하나 다 잡아갈 수 없었는데 류승룡이 이 어려운 연기를 다 풀어냈다. 자연스럽게 다른 배우들도 따라가는 분위기가 됐다. 촬영장에 있는 배우들에게 용기를 주는, 솔선수범의 연기를 하셨다. 이 극을 홀로 끌고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하면서 존경심을 드러냈다. 또 다른 주역 안재홍에 대해선 "안재홍밖에 줄 수 없었다. 못 줄 것 같다고 걱정했는데 '마스크걸'의 주오남을 보니 괜한 고민을 했더라. 재홍씨도 대본을 보고 자기밖에 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라고 함께 언급했다.

이병헌 감독은 '닭강정'의 주제를 대립, 화합, 중재가 맞물린 분쟁거리라고 짚었다. 넷플릭스 제공

이병헌 감독은 '닭강정'의 주제를 대립, 화합, 중재가 맞물린 분쟁거리라고 짚었다. 넷플릭스 제공

'극한직업'의 류승룡과 '멜로가 체질'의 안재홍이 만나면서 새로운 형태의 이 감독 표 유머가 완성됐다. 이 감독은 이 두 주역을 "스타일이 다른 두 천재"라고 표현하면서 "두 사람을 모으니 제가 굉장한 것을 하고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 두 배우 모두 큰 시간을 안 들이고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이 감독의 대표작이자 천만 관객을 끌어 낸 '극한직업'도 화두에 올랐다. 이 감독은 "천만 관객 감독의 프레임에 갇히는 것이 재미가 없다. 제 스타일이 읽히니까 비슷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계속 다른 것을 하고 있다. 시도가 중요하다. '극한직업'을 의식하진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어린 시절 '영웅본색'을 보면서 영화와 사랑에 빠졌다. 느와르로 시작해 로맨스, 블랙 코미디, 또 세세하게는 찰리 채플린의 포스터가 그를 설레게 했다. 그에게 코미디는 입봉작이자 흥행작일 뿐 앞으로의 숙제는 아니다. 오히려 "죽을 때까지 코미디만 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더 넓은 영역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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