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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을' 흔드는 '신길동'의 변심… '뉴타운' 입주민에 달렸다[총선 풍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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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을' 흔드는 '신길동'의 변심… '뉴타운' 입주민에 달렸다[총선 풍향동]

입력
2024.03.18 13:00
수정
2024.03.18 17:57
4면
0 0

<4> 서울 영등포을
민주당 총선 3연승… 여의도선 보수정당 압도
신길동, 총선 때 민주당 지지… 지난 대선에선 변심
총선 이후 '뉴타운' 입주한 신길 1·4동 주목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용찬 국민의힘 영등포을 예비후보. 김 의원 박 예비후보 페이스북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용찬 국민의힘 영등포을 예비후보. 김 의원 박 예비후보 페이스북


편집자주

총선은 254개 지역구 의석 싸움이다. 하지만 각 지역구에서 승패를 가르는 핵심 ‘동(洞)’은 따로 있다. 이른바 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풍향동'이다. 행정구역의 가장 작은 단위인 동이 당락을 좌우하는 셈이다. 동의 유권자 구성이 달라지고 선거구 획정으로 일부 지역구의 경계가 바뀌면서 변동성이 더 커졌다. 한국일보가 이번 총선에서 주목할 만한 풍향동의 표심을 살펴봤다.

“여기는 좀 이상하다 싶은 데가 한 군데 있는데 '영등포을'입니다. 여기가 넉넉한 우세 지역은 아니고 왔다 갔다 하긴 했지만 강남갑·을 정도 격차가 나고 있어요.”

김어준 뉴스공장 진행자

지난 4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는 여론조사 꽃이 서울시 전역에서 2월 14~20일 진행한 선거구별 ‘판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관심을 끈 건 영등포을이었다. 정당 지지율이 국민의힘 47.4%로 더불어민주당(36.2%)을 오차범위(±4.4%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민주당이 자신해온 강세지역에서 크게 밀린 것이다. 의외의 상황에 진행자는 “좀 튄 게 아닌가 싶다”면서 당혹감을 감추려 애썼다.

영등포을은 최근 세 차례 총선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5%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승리를 거둔 곳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10%포인트 넘게 이겼다. 여야를 오갔던 표심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 요동치는 셈이다.

과거 영등포을의 표심은 '여의도냐 아니냐'로 양분됐다. 여야의 대치전선이 명확했다. 여의동은 보수정당 쏠림이 뚜렷한 반면, 여의동을 제외한 다른 동(洞)은 진보정당에 힘을 실었다. 이에 각 진영의 지지층을 얼마나 결집하느냐에 승부가 판가름 났다. 그 결과 여의동에 고립된 보수정당 후보들이 상당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신길 뉴타운'이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민주당의 아성인 지역이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설 만한 변수가 생겼다. 2020년 총선 이후 신길 1·4동에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유권자가 4,000명 이상 늘었다. 마찬가지로 신길 5~7동에도 총선 전후로 새 아파트 단지가 완공됐다. 이곳 신길동 입주민의 표심이 영등포을의 승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총선 대선 당시 동별 득표율

총선 대선 당시 동별 득표율


'민주당 총선 3연승' 영등포을… 대선 땐 흔들렸다

역대 선거에서 신길동은 민주당에 우호적이었다. 2020년 총선에서 김민석 의원은 박용찬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를 5.9%포인트(5,538표) 차로 눌렀다. 박 후보가 여의동에서 득표율 65.0%로 김 의원(32.1%)을 두 배 넘게 이겼지만, 신길동과 대림동의 8개 동에서 김 의원이 앞서면서 승패가 갈렸다. 둘은 이번 총선에서 리턴 매치를 벌인다.

구체적으로 신길 7동(2.4%포인트 차)을 제외한 7개 동에서 김 의원이 박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크게 이겼다. 신길동은 최근 영등포을 선거에서 승부처였다. 2012년 총선의 경우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이 당시 현역인 권영세 새누리당 의원을 10%포인트 이상 앞섰고, 2016년 총선에서도 신 의원이 권 의원을 제치며 재선 고지에 오른 곳이다.

이 같은 민주당의 우세가 지난 대선에서 흔들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영등포을에서 이재명 대표에 12.2%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여의동은 물론이고 신길 1동과 신길 4~7동이 모두 윤 대통령 지지로 돌아선 결과다.

총선 대선 당시 동별 득표율

총선 대선 당시 동별 득표율


'뉴타운 입주' 인구 늘어난 신길 1·4동 표심 관건

이처럼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영등포을의 표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뉴타운 입주'에 따른 인구 증가다.

총선 이후 신길 1동에는 더샵파크 프레스티지(799가구), 신길 4동에는 힐스테이트 클래시안(1,476가구) 아파트가 입주민을 맞았다. 그에 따라 신길 1동 유권자 수는 올해 2월 말 기준 1만7,918명으로 지난 총선 직전(2020년 3월 말)과 비교해 1,603명 늘었다. 신길 4동 유권자 수도 같은 기간 2,629명 증가했다.

뉴타운 입주에 앞서 치러진 4년 전 총선에서는 김 의원이 신길 1동(18.4%포인트·1,620표)과 신길 4동(12.9%포인트·621표)에서 모두 큰 차이로 이겼다. 하지만 2년 후 대선에서는 신길 1동에서 윤 대통령이 0.2%포인트 차 박빙 승리를 거뒀고, 신길 4동에서는 3.5%포인트 차로 민주당 우세를 뒤집었다.

영등포을 입주 아파트 주민의 표심이 다소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점은 민주당이 신경 써야 할 대목이다. 2017년 입주한 래미안 에스티움(신길 7동 제1투표소)의 경우 3년 후 치러진 2020년 총선에서 박 후보가 김 의원을 9표(0.5%포인트) 차로 이겼다. 신길 7동 전체 선거에서 김 의원이 2.4%포인트 차로 앞선 것과 대비된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대선에서도 윤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다. 윤 대통령의 득표율(59.6%)이 이 대표(37.2%)를 22.4%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당시 신길 7동 전체 득표율 차(17.1%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대선 때 별도의 투표구가 꾸려진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신길 4동 4투표소)도 윤 대통령이 14.8%포인트 앞서 신길 4동 전체 득표율 차보다 컸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여론조사 꽃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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