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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이런 명품 아파트가···' 8년 근무 경비원 혈액암 걸리자 모금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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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이런 명품 아파트가···' 8년 근무 경비원 혈액암 걸리자 모금운동

입력
2024.03.05 13:30
수정
2024.03.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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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만에 1000만 원 모은 100여 가구
"완쾌해서 돌아오겠다" 손 편지로 화답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8년간 근무하던 경비대원이 혈액암에 걸리자 주민들이 모금운동을 벌여 성금을 전달했다는 내용의 공고문이 4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어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8년간 근무하던 경비대원이 혈액암에 걸리자 주민들이 모금운동을 벌여 성금을 전달했다는 내용의 공고문이 4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어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8년간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일해온 경비원이 혈액암 진단을 받자 주민들이 도움을 주기 위해 모금운동을 벌인 사연이 공개됐다. 100가구가 채 안 되는 작은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이 1주일 만에 1,000만 원을 모아 경비원에게 전달했다.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하다가 본 수원의 명품 아파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배달원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뭉클한 생각이 들었다"며 수원의 한 아파트 안내문을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지난달 22일 작성된 이 안내문에는 "2016년부터 오랜 시간 우리 아파트를 위해 애써주신 보안대원 A씨가 최근 혈액암 진단을 받아 일을 그만두게 됐다""A씨의 쾌유를 기원하며 힘든 시기에 도움의 손길로 희망을 드리고자 한다"는 내용과 함께 모금 일정이 담겼다.

아파트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년간 아파트 1층 입구 데스크를 지켜왔다. 98가구의 작은 아파트에서 매일 인사를 하다 보니 주민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파트 규모도 작고 A씨도 근무를 잘하셔서 더 친밀하게 지내온 것 같다"며 "그런 분이 갑자기 병에 걸리셨다고 하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나섰다"고 설명했다.

모금운동이 끝난 뒤인 지난 4일엔 A씨에게 성금을 전달한 사진과 함께 모금 현황을 기록한 공고문이 엘리베이터에 붙었다. 모금 현황표에 따르면 최대 100만 원을 A씨에게 직접 전달한 주민들도 있었다. 1주일의 짧은 모금 기간에도 A씨에겐 총 1,000만 원이 전달됐다.

A씨는 손 편지로 입주민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2016년 2월 25일 첫 근무를 시작으로 8년 동안 많은 분의 사랑을 받은 저로서는 뜻하지 않게 퇴직하게 된 현실이 믿기지 않을 뿐"이라며 "그동안 근무하면서 내심 저의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됐다"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많은 분이 격려와 성원을 해주신 것처럼 치료 잘 받고 완쾌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안부 인사를 드릴 것"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입주민 모든 분과 각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저 또한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퇴사한 뒤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8년간 일해온 경비대원이 주민 모금운동에 감사하는 편지를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8년간 일해온 경비대원이 주민 모금운동에 감사하는 편지를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파트가 비싼 곳이 명품이 아니고 저런 곳이 명품 아파트다", "저런 이웃이 있는 곳으로 이사 가고 싶다", "보안대원 분이 꼭 쾌차하셨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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