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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어린이 최소 15명 굶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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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어린이 최소 15명 굶어 죽었다"

입력
2024.03.04 07:56
수정
2024.03.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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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로 통제로 구호품 전달 어려워
유엔 "휴전 없이는 기근 불가피"

팔레스타인 아동들이 지난 2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음식 배급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라파=UPI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아동들이 지난 2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음식 배급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라파=UPI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멈추지 않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최근에만 최소 15명의 어린이가 아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호품 전달이 원활하지 않고, 일부 지역에선 전기도 끊기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지난 며칠간 가자지구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영양실조·탈수증으로 숨진 어린이가 적어도 15명"이라고 밝혔다.

영양실조에 따른 사망 증가는 국제단체들의 구호품 전달이 어려운 상황 탓으로 보인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구호품 트럭이 보안상 이유로 진입하지 못하거나, 국경 검문소가 일시 폐쇄를 자주 겪으면서 식량·의료 용품을 가자지구로 들여보내는 게 매우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UNRWA는 지난달 가자지구에 진입한 구호품 트럭이 총 2,300여 대로 올해 1월에 비해 50%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하자, 미국은 지난 2일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화물기로 공중 투하하는 긴급 인도적 지원을 시작하기도 했다.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많지만, 이스라엘군의 통제에 구호품 육로 수송이 막혀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지난달 29일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받으려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며 대혼란이 발생, 최소 115명이 숨지고 800명 가까이 부상하는 참사가 빚어진 영향도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에서 미국 군용기가 공중 투하한 식량 소포를 나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에서 미국 군용기가 공중 투하한 식량 소포를 나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도 가자지구 전체 인구 220만 명이 '위기' 수준 이상의 식량 불안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 중 117만 명은 '비상' 수준, 50만 명은 '재앙' 수준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고 라메시 라자싱엄 OCHA 조정국장은 설명했다. 유엔은 통합식량안보 단계(IPC) 분류 체계에 따라 식량 위기를 △정상 △경고 △위기 △비상 △재앙·기근 등 5단계로 평가하는데, 가자지구 전체가 3단계~5단계 수준인 셈이다.

특히 가자 북부 가자시티는 전기 공급이 되지 않아 인도적 위기가 더욱 심각하다. OCHA는 "병원에서 전기는 곧 생사를 뜻한다"며 "의료시설 내 인큐베이터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신생아가 숨지고 구명 장비 작동이 중단된 탓에 산모마저 수술대에서 숨졌다는 소식이 들려온다"고 밝혔다. 이어 "가자지구에서 어린이와 임산부,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의 영양실조가 급증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OCHA는 "휴전이 없다면 가자지구의 기근은 불가피하다"며 즉각적 휴전을 촉구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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