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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탄소 순배출량 0" 정유사 에쓰오일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 '변신'

입력
2024.03.06 19: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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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친환경·저탄소 신에너지 사업 확대
9조원대 '샤힌프로젝트'...친환경 소재 생산
국내 최초로 바이오 원료 정유 공정에 투입
수소 생태계 조성 계획...아람코와 기술개발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에쓰오일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 9일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서 시삽을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에쓰오일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 9일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서 시삽을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2050년 넷제로(Net Zero·탄소 순배출량 '0') 달성을 위해 탄소경영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

친환경 시대에 이제 이런 식의 선언은 다소 식상하다. 그런데 선언의 주체가 '정유사'인 에쓰오일이라면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탄소배출의 주된 원인인 정유사업을 하면서 어떻게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질문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이 질문에 친환경 저탄소 신에너지 사업 확대 전략을 답으로 내놓는다. 9조2,500억 원이 들어간 석유화학 복합단지 프로젝트로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생산하고 국내 정유사 최초로 바이오 원료를 정유 공정에 투입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에너지기업인 아람코와 함께 청정수소 생산 및 탄소 포집 관련 신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9조2,500억 원 투자 '샤힌 프로젝트'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에쓰오일 TS&D센터. 에쓰오일 제공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에쓰오일 TS&D센터.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은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으로서 위상을 다지기 위한 첫걸음으로 9조2,580억 원을 투자한 샤힌(Shaheen∙아랍어 '매') 프로젝트를 꼽았다.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복합단지를 구축하는 계획으로 2026년 6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번 샤힌 프로젝트로 탄생하는 석유화학 복합단지는 운영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이 과거 석유화학 단지보다 확연하게 적다는 게 에쓰오일의 설명이다.

이 중 주목할 설비는 스팀크래커다. 스팀크래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나프타와 부생가스 등 다양한 원료를 투입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다. 에쓰오일은 이 설비로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을 대량 생산하려 한다. HDPE는 여러 플라스틱 소재 중 100%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 소재로 분류된다. 실제 최근 HDPE로 만든 선박을 폐선해도 여기에 쓰인 HDPE가 여러 생활용품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재활용 순환이 가능한 측면에서 HDPE는 무분별한 플라스틱 쓰레기와 함께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쓰오일은 HDPE의 품질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기술 개발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사업비 총 1,444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3만6,700㎡ 규모의 TS&D(기술개발)센터를 완공했다. 에쓰오일 TS&D센터는 2026년 이후 양산될 HDPE 등의 다양한 제품 개발과 기술 지원 업무를 맡는다. 에쓰오일 TS&D센터는 이 외에도 △전기차와 수소차 윤활유 △전기차 배터리 온도를 낮춰주는 플루이드(Fluid) 제품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바이오연료 등 신에너지 분야의 기술 개발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바이오 원료 국내 정유사 최초 공정 투입…지속가능항공유 등 생산

지난달 29일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바이오 원료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실은 탱크로리 하역 작업에 앞서 근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지난달 29일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바이오 원료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실은 탱크로리 하역 작업에 앞서 근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사 최초로 바이오 원료를 정유 공정에 투입하기도 했다. 탄소·친환경 화학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바이오 원료(폐식용유, 팜 부산물)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기존 정유 공정에 원유와 함께 투입, 처리(Co-processing)한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탄소집약도가 낮은 저탄소 연료유(지속가능항공유, 차세대 바이오디젤)와 친환경 석유화학 원료(나프타, 폴리프로필렌)가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에쓰오일은 지난해 7월과 12월 바이오 원료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처리에 대해 각각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았다. 이후 원료 투입 설비 설치 등 준비 작업을 마무리해 1월 말 본격적으로 해당 원료를 정유 공정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에쓰오일은 앞으로 2년 동안 새로운 대체 원료의 혼합 비율을 조정해가면서 친환경 제품 생산량을 늘려 갈 예정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 화학 사업 본격화를 위해 대체 원료를 활용해 생산한 제품들의 글로벌 저탄소 제품 국제 인증(ISCC)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며 "탄소배출 감축 효과를 구체화하고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순환 경제 구축에 이바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수소 사업 진출도...사우디 아람코와 MOU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CEO. 에쓰오일 제공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CEO.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은 수소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소 산업 전반에 진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실제 아람코와 △석유화학 신기술 △저탄소 미래 에너지 생산 관련 연구개발(R&D) 등 대체 에너지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네 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특히 경쟁력 있는 수소를 국내에 들여오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및 R&D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탄소 포집 및 탄소중립 연료인 이퓨얼(e-Fuel) 연구와 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에쓰오일은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대규모 청정수소 프로젝트 컨소시엄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삼성물산, 한국남부발전 등이 함께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기후변화 대응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수소 산업 전반의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참여 기회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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