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국전쟁' 계기 추진 아냐. 오해"
"기념관 지어도 3층, 개방감 훼손 안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이승만 전 대통령을 위한 기념관 건립 추진을 시사해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념관 건립은 시민 공감대 형성이 전제가 돼야 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
오 시장은 27일 ‘서남권 대개조 구상’ 발표 기자회견 자리에서 송현광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승만 기념관을) 시가 주도하는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는데 시는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23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이승만 기념관 건립 필요성을 언급하며 송현광장 등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지난해 송현광장 부지에 현재 조성 중인 이건희 미술관 외에 더는 시설물을 짓지 않겠다고 했기에 보수층 지지를 얻기 위해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는 땅 소유권이 있어 (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의) 제안을 받았다”며 “어느 곳이 최적지인지는 시 단독 결정이 아니라 시민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공과를 균형있게 보도록 하는 계획이라 국민적 동의가 있다면 그 공간을 쓸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이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계기로 마치 서울시가 기념관 건립을 주도하는 것처럼 비춰진 데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영화 한 편으로 국민 다수 생각이 금방 바뀌기는 어렵다”며 “많은 분이 생각할 기회가 되고, 다수 국민이 동의하면 송현공원을 부지로 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인지 중앙정부와도 협의해야 한다. 이제 논의의 시작이라 갈 길이 멀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또 이승만 기념관이 건립돼도 공원의 개방감을 훼손하지 않을 거란 점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북악산을 바라보며 개방감을 즐기도록 해드리겠다는 원칙이었는데, 이 공간에 이건희 기증관, 이승만 기념관 건립 논의가 본격화하니까 개방감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두 건축물이 차지하는 면적과 층수를 정확히 알게 되면 (이런 오해가) 불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송현동 공원이 서울광장 3배 정도로 굉장히 커서 이건희 기증관은 동쪽 끝, 이승만기념관은 서쪽에 배치하고, 그 가운데 서면 개방감은 유지되고 전체 면적의 5분의 1만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도심) 높이 제한 있는 지역이라 통상 건축물은 4층, 층고가 높은 기념관의 경우 3개층 정도 밖에 못 짓는다”며 “안 짓는 것보다는 가려지겠지만, 개방감이 그다지 훼손되지 않아 오해가 풀렸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 제주 59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오세훈 시장을 향해 이승만 기념관 건립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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