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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중대본 설치 코미디… 비대면 진료가 해법이라니 실소"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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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중대본 설치 코미디… 비대면 진료가 해법이라니 실소" 맹비난

입력
2024.02.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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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연간 진료건수 세계 최다 통계에
"저수가에 생존하기 위한 방법" 반박
"인간다운 삶 위해 못 돌아가" 주장도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대강당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대강당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3일부터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최상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하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는 스스로 재난 상황을 만들고는 이 재난을 수습하겠다고 중대본을 설치하는 코미디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어 “평온한 의료시스템을 재난 상황으로 몰아간 것은 정부”라며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정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 의료 현장에서 피땀 흘리고 있는 의사들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고, 잘못된 정책을 강행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정부는 보건의료 위기 단계 격상에 따라 야간ㆍ휴일 외에는 재진만 가능했던 비대면 진료를 의원급 이상 모든 병원과 초진 환자에까지 한시적으로 전면 허용했다. 또 전공의 이탈이 심각한 상급종합병원이 중증ㆍ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등증 이하 환자는 지역 2차 병원급으로 전원하고, 경증 외래 환자는 지역 의원이나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게끔 할 계획이다.

의협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며 “현재 진료 차질이 빚어지는 곳은 상급종합병원인데 중증 및 응급 질환에는 적용조차 불가능한 비대면 진료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맞는 말이냐”고 비난했다. 이어 “그동안 1, 2차 의료기관에서 정기적인 대면 진료로 안정적인 관리를 받았던 만성질환자도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게 만들어 이들을 더욱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의료법을 언급하며 전공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으니 업무개시명령이 적법한 조치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전공의들은 진료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그냥 사직서를 내고 직장을 그만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의사들은 자유와 인권을 빼앗긴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돌아갈 수 없는 것”이라고 전공의 집단 사직을 옹호했다.

아울러 의사 1인당 연간 진료 건수가 6,113건으로 의사 업무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복지부 설명에 대해선 “의사들이 원가의 70% 수준이자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를 극복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원하는 의료 시스템이 OECD 평균에 맞추는 것이라면, 국민들께 OECD 평균 수준의 의료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솔직하게 말하시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2022년 기준 70세 이상 고령 의사 78.5%가 의원이나 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 있고 중증환자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근무 비율은 18.5%라는 통계에 관해서도, 의협은 “고령 의사 대부분이 은퇴를 하지 않고 열심히 의료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며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의협은 브리핑 말미에 “정부는 재난상황을 스스로 만든 책임을 지고 억압이 아닌 대화를 시작하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강조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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