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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년'...축구협회, 정 회장 4연임 아닌 '유명무실' 전력강화위 회복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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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년'...축구협회, 정 회장 4연임 아닌 '유명무실' 전력강화위 회복 힘써야

입력
2024.02.18 17:34
수정
2024.02.18 18: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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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마이클 뮐러(왼쪽)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회복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도하=뉴시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마이클 뮐러(왼쪽)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회복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도하=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여러 논란 속에 경질된 가운데 '잃어버린 1년'을 빨리 복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기 위해선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전력강화위)가 빠른 시일 내에 구성돼 제 기능을 해야 하지만, 유명무실해진 역할과 책임에 비판이 따르고 있다.

18일 축구계와 팬들 사이에선 "1년을 허비했다" "허탈하다"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국 축구 사상 역대급 전력으로 평가받는 현재 축구대표팀이 발전은커녕 퇴보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부터 4년 간 축적된 파울루 벤투 전임 감독의 이른바 '빌드업' 축구에서 '무색무취' 축구로 전락했고,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대표팀 주전급들의 다툼으로 선수단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중재하고 화합을 도모해야 할 대한축구협회의 행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선수단 봉합은 둘째치고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기본틀마저 흔들리고 있다. 축구계에 따르면 축구협회가 차기 감독 선임을 위해 내주 안에 새로운 전력강화위를 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 위원장이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이후 전격 해임되면서 새 위원장도 물색 중이다. 그러나 이번 '클린스만 사태'로 인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전력강화위의 존재에 축구 팬들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일부에선 클린스만 전 감독과 정몽규 회장의 발언을 근거로 전력강화위를 둘러싼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지난 15일 전력강화위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위원회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그는 "이런 기구에 대해 알았다면 내가 먼저 더 많이 소통하고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뮐러 전 위원장과 함께 붙어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고, 훈련장과 경기장을 함께 이동하며 대화하는 등 관계에 문제는 없어 보였다. 뮐러 전 위원장은 지난해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던 장본인이다. 그런데 전력강화위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발언은 축구협회의 무능력한 처사를 단적으로 증명했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지난 16일 클린스만 전 감독 해임 관련 기자회견에서 책임을 회피했다. 그는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의 책임에 대해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똑같은 절차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뮐러 위원장이 5명 후보를 만나 인터뷰했고, 우선순위 1, 2위 2명의 면접도 진행했다"고 뮐러 위원장에 책임을 전가했다.

이 때문에 전력강화위의 새로운 구성과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인 김판곤 전 위원장 같은 인물이 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벤투 감독 선임 당시 배경과 절차, 이유 등을 투명하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신뢰를 얻었고, 계획을 정확하게 설정해 월드컵 16강이라는 목표도 달성했다. 한 축구계 원로는 "축구협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쇄신이다. 그 시작이 전력강화위 재건이고, 선수단 봉합"이라며 "정 회장의 4연임 도전 등은 협회를 더욱 불신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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