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의 유기견 출신 첫 퍼스트 도그 '토리', 세상 떠났다

"우리 가족에게 많은 사랑 주고받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숨진 반려견 '토리'를 떠나보내고 있는 모습(왼쪽 사진)과 입양 당시 모습.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은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려견 '토리'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토리는 유기견 출신 첫 퍼스트 도그(대통령의 반려견)로 입양 때부터 주목받았다.

문 전 대통령은 "오늘 새벽 반려견 토리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냈다"며 "오랜 지병이던 심장질환 때문에 두 달 전부터 좋아하던 새벽 산책을 못 다니고, 병원에 다니면서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다가 끝내 마지막 숨을 쉬었다"고 전했다. 이어 "12세이니 오래 산 편"이라며 "다행히 우리 가족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한 모습으로 떠났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의 토리가 묻힌 모습.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문 전 대통령은 "유기견이었다가 입양된 후 우리 가족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언론으로부터 '퍼스트 독'이란 호칭을 받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어 "토리는 화장해서 우리 집 밭 옆 나무들 사이에 묻혔다"며 "토리가 평소 놀던 곳이고, 먼저 떠난 마루가 묻힌 옆자리"라고 전했다.

당시 네 살이던 토리는 경기 양주시의 한 폐가에서 식용으로 도살되기 직전 동물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하지만 검은색 털에 혼종견으로 번번이 입양에 실패하면서 2년 넘게 입양센터에서 지냈고, 당시 후보 신분이던 문 전 대통령이 당선 후 입양을 약속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생전 토리를 안고 있는 모습.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유기견 출신 첫 퍼스트 도그 토리. 케어 제공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토리와 마루, 곰이, 송강이, 다운이 등 반려견 5마리, 반려묘 찡찡이 1마리와 함께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이사했다. 이 중 2017년 대통령 취임 전부터 기른 풍산개 마루는 지난 2022년 12월 세상을 떠났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에도 SNS를 통해 마루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내게는 더없이 고마운 친구"라며 "다음 생이 있다면 꼭 다시 만나자"고 아쉬움과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