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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아주 고약한 암이지만 치료율 점점 좋아지고 있어”

입력
2024.02.12 18:1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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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김완배 고려대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김완배 고려대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암 가운데 예후가 가장 좋지 않기로 악명 높은 췌장암은 최초 진단 시 20~30%만 수술할 수 있기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췌장암은 아주 고약한 암이다. 췌장암 연간 발생자는 8,872명으로 발생 8위 암인데, 5년(2017~2021년) 생존율이 15.9%에 불과해 전체 암 생존율(72.1%)의 5분의 1 수준이기 때문이다(2021년 국가암등록통계).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망 원인 통계 결과’에서 췌장암 사망률도 10만 명당 14.3명으로 폐암(36.3명) 간암(19.9명) 대장암(17.9명)에 이어 4위다.

김완배 고려대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췌장암은 초기엔 별다른 증상이 없고 증상이 생겨도 다른 소화기계 질환과 비슷해 조기 발견이 어렵다”며 “5년 생존율이 극히 낮은 만큼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췌장암 발병 원인은.

“췌장암 발병 위험 인자로는 흡연·당뇨병·만성 췌장염·췌장암 가족력·육류나 고지방 식사 등이다. 흡연은 이 가운데 알려진 가장 큰 위험 인자로 꼽힌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 발생률이 2~3배 높고, 흡연으로 인한 췌장암이 20% 정도다.

당뇨병 환자가 갑자기 복통·황달·식욕부진·체중 감소 등이 생기거나 갑자기 2형 당뇨병에 걸리면 췌장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 자체가 암 발병 위험 인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췌장암이 생기면 2차적으로 당뇨병에 노출될 수 있다. 과음으로 인한 만성 췌장암이 잘 생기는데, 이 또한 췌장암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족력은 췌장암 발병 원인의 10%를 차지하고, 직계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2명 발생한 경우 6.4배, 직계 가족 3명에게서 췌장암 환자가 발생한 경우 32배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직계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2명 이상이라면 정기적으로 검진해 조기 발견에 노력해야 한다.”


-어떤 증상 생길 때 의심해야 하나.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70%)과 황달(50%)이다. 복통은 대개 복부 중간 위쪽(명치 부근)에서 나타나고 지속적으로 발생해 등쪽으로 통증이 퍼지기도 한다.

췌장암은 위암과 달리 식사나 위장관 운동과 관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통이 나타났다는 것은 췌장 주위로 암이 이미 침범했다는 징후여서 복통이 생기지 않고 병원을 찾은 환자보다 예후(치료 경과)가 좋지 않다. 복통이 약하게 생겼다가 점점 심해져 1~3개월 뒤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아주 흔하기에 복통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췌장암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황달은 눈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췌장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지 않은 초기에도 황달 증상은 나타날 수 있기에 복통보다 조기 발견에 용이하다.

식욕부진도 췌장암과 관련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증상이다. 식욕부진이 췌장암 환자에게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인데, 복통·황달 같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 몇 달 전부터 발생한다.”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진행 시기에 따라 수술, 항암요법, 방사선 치료 등이 정해진다. 췌장암은 수술적 치료가 기본이며, 현재까지 알려진 치료법 가운데 생존 기간을 확실히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종양이 췌장 안에 국한돼 곧바로 수술할 수 있다면 즉시 수술한 뒤 보조적으로 항암 치료를 시행한다.

췌장 머리 부분에서 암이 발생했다면 이 부분과 함께 십이지장·담관(담도)·담낭을 잘라내는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한다. 췌장 몸통이나 끝부분에 암이 생겼다면 이 부분과 함께 비장이나 부신 왼쪽을 잘라내는 수술을 한다.

췌장은 몸속 깊숙이 위치한 장기여서 일반적인 검진으로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췌장암 증상을 알아두고 아주 작은 변화라도 쉽게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초기에 발견하는 게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율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치료 트렌드는.

“이전에는 원격 전이 단계뿐만 아니라 국소 진행 단계인 췌장암이어도 수술을 포기하거나, 수술해도 눈이나 현미경적으로 암세포가 남을 때가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해 종양 크기를 줄이고 수술을 진행함으로써 수술이 어려운 췌장암 환자도 치유 절제가 돼 생존 기간이 길어지고 재발도 적어지고 있다.

특히 빠르고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다학제 진료가 바탕이 돼야 한다. 치료하기 어려운 3기 이상 환자일수록 소화기내과는 물론 간담췌외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등 여러 진료과가 유기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최적의 치료 방침을 세워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수술 후에도 다학제 진료를 통해 조기에 재발을 발견해 치료법을 정함으로써 높은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예방 및 조기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금연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담배만 끊어도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과음을 삼가고, 붉은색 고기나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게 좋다. 또한 췌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당뇨병·만성 췌장염 등을 철저히 관리하고 위험 요인이나 가족력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는 등 조기 발견에 노력해야 한다.

췌장암은 최초 진단 시 20~30%만 수술할 수 있기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소 단계(1기, 2기A)일 때에는 5년 생존율이 47.2%이지만 주위 장기·조직·림프절까지 침범한 국소 진행 단계(2기B, 3기)일 경우엔 21.5%, 원격 전이 단계(4기)에서는 2.6%로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췌장암은 예후가 아주 좋지 않아 걱정하는 이가 많은데.

“췌장암 예후가 매우 좋지 않고 수술 난도도 매우 높아 수술 후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여전히 높은 것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료 기술 발전으로 수술 후 사망률이 크게 낮아졌고, 복강경·로봇 수술처럼 수술 후 통증 등 전신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최소 침습 수술이 전통적인(고식적) 수술과 대등한 안정성을 갖췄기에 여러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또한 이전에는 수술을 많이 포기했던 국소 진행 췌장암도 수술 전 항암 치료를 통해 치유 절제가 가능한 경우로 바뀌어 수술 후 예후가 개선되는 추세다. 따라서 환자나 보호자는 좌절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의료진의 치료 계획을 따르는 적극적인 자세가 치료율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물론 이를 위해 의료진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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