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흥행, 더 먼 미래 보려면?
스토리와 배우 영향이 해외 시청자들의 선택 기준
제2의 '오징어 게임' 왜 아직일까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다. 로맨스물이 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장르물들도 마니아층을 사로잡으면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권역별 한국 문화콘텐츠 인기요인과 호감 저해요인이 눈에 띄게 차이점을 보이는 중이다. 특히 한국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드라마들이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체육관광부 '2023 해외 한류 실태 조사' 발표에 따르면 K-콘텐츠는 각기 다른 이유로 지역별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현지인 중 한국 문화콘텐츠 경험자들은 주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라쿠텐 비키로 K-콘텐츠를 소비하는 중이다.
먼저 현지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소비하는 이유로는 스토리와 배우로 나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영화 '기생충' '미나리' 등 K-콘텐츠의 성공 비결로 꼽히는 완성도 높은 스토리라인이 주 무기인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여기에 출연하는 배우에 따른 호감도 차이는 다소 의아함을 자아내는 요소다. 가장 먼저 문화로 구분한다면 서구와 아시아태평양, 중동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와 흡사한 문화권인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배우의 외모를 1순위로 꼽는다.
국내에서 비주얼 배우로 언급되는 송강과 김유정의 주연작 '마이데몬'은 방영 당시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3~4%대에 머물러야 했다. 악마와 계약 결혼이라는 이야기는 국내 시청자들에게 다소 이질감을 자아냈던 것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대단한 성과를 얻었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 부문 비영어권 차트에서 2위를 기록했으며 5주 연속 주간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스위트홈'의 흥행 주역인 송강과 '구르미 그린 달빛' '홍천기'로 해외 팬들에게 익숙한 김유정의 존재감이 해외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조인성 한효주 류승룡 등 다수의 명배우들이 나선 디즈니플러스 '무빙'은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 등 아시아태평양(아태) 국가에서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간 1위를 달성했다.
반면 미주는 스토리와 영상미, 또 한국 문화를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K-콘텐츠 소비 요소이며 유럽은 장르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소용없어 거짓말'은 라쿠텐 비키 플랫폼 방송 당시 유럽, 미주, 오세아니아 등 총 141개국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가 시청한 작품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흥행 비율이 다소 낮은 판타지와 초능력 설정이 진입장벽이 됐는데 오히려 해외 판매에는 신선한 소재로 작용된 것이다. 또 다른 예시로 차은우는 K-POP 스타로 이미 큰 규모의 해외 팬덤을 갖고 있는데 이에 힘입어 주연작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미주와 유럽을 비롯해 중동, 오세아니아, 인도 등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서비스되는 OTT 라쿠텐 비키에서 93개국 1위를 달성했다.
또 '마당이 있는 집' '넘버스'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프랑스 등 50개국에서 시청 유저수 순위 상위권에 안착하면서 한국 장르물의 강세를 입증했다. 국내 시청자들은 김태희와 임지연 등 주역들의 만남에 집중했으나 해외 시청자들은 장르적인 요소에 더욱 매력을 느꼈다. 같은 선상에 있는 '완벽한 결혼의 정석'은 복수를 소재로 한 이야기인데 남미에서 큰 사랑을 받았는데, 최종회 이후에 74개국 1위까지 꿰차기도 했다.
중동은 배우의 역량에 따라 호감도가 달라지며 아프리카는 비교적 출연자들에 대한 궁금증이 낮고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크다. 결국 공통적인 요소는 K-스타의 영향력과 한국 문화의 독특성이다. 아직까지 제2의 '오징어 게임'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한국 콘텐츠들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의 두 무기가 앞으로 한국 콘텐츠가 내세워야 할 차별성인 셈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