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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빌딩 2채 값 날리고도..."국내 최고엔 관심 없었다"는 뮤지컬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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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빌딩 2채 값 날리고도..."국내 최고엔 관심 없었다"는 뮤지컬 프로듀서

입력
2024.02.13 16: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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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4월 공식 개막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리드 프로듀서로 총괄
지난해 트라이아웃 공연에 현지 매체 호평
"'위대한 개츠비' 성공적 장기 공연 목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브로드웨이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투자액을 과감히 늘려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윤서영 인턴기자

대중음악계에 박진영과 방시혁이 있다면 뮤지컬계엔 신춘수(56) 오디컴퍼니 대표가 있다. 모두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프로듀서들이다. 신 대표는 2009년 미국 공연제작자·극장주 협회인 '브로드웨이 리그'의 한국 최초 정회원이 된 후 꾸준히 브로드웨이의 문을 두드렸다.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신 대표는 올해 다시 도전장을 냈다. 그가 리드(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시어터에서 오는 4월 25일 공식 개막(프리뷰 개막 3월 29일)한다. 공동 리드 프로듀서로 '홀러 이프 야 히어 미'(2014)와 '닥터 지바고'(2015)의 브로드웨이 개막을 이끌었지만 단독 총괄은 이번이 처음. 앞선 두 작품은 흥행 부진으로 조기에 막을 내렸다. 이번엔 조짐이 나쁘지 않다. 지난해 10월 트라이아웃(시범) 공연이 전석 매진됐고 평단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과감한 투자로 트라이아웃 전석 매진"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트라이아웃 공연의 한 장면. 오디컴퍼니 제공

개막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오디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신 대표는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이라면서도 "모든 일정이 착착 잘 들어맞고 있다"고 말했다. "리딩(낭독) 공연 단계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져 투자자 대상 프레젠테이션을 4주나 준비하게 됐는데 그게 작품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어요. 그 덕분에 트라이아웃도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할 수 있었고, 이번에 잡은 브로드웨이 시어터도 원하던 공연장 중 하나였죠."

신 대표는 앞선 두 번의 브로드웨이 공연 실패로 서울 강남 빌딩 두 채 값 정도의 손실을 입었다. 종합예술이자 복합저작물인 뮤지컬 속성상 불협화음이 치명적이었다. 공동 프로듀서 자격으로는 무엇이든 주도적으로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이번 '위대한 개츠비'의 트라이아웃 공연에 평균 제작비의 1.5배를 투자한 것도 홀로 결정할 수 있어 가능했다. 과감히 투자해 공연 완성도를 높이자 호평이 이어졌다. 좋은 기운은 배우 캐스팅에도 반영됐다. 제이 개츠비 역의 배우 제러미 조던, 데이지 뷰캐넌 역의 에바 노블자다 등 실력과 인지도를 갖춘 배우들이 트라이아웃에 이어 브로드웨이 공연에도 출연한다.

다만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침체된 미국 뮤지컬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고 올해 봄에만 신작 11편을 비롯한 20편이 새로 개막한다. 그래도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수많은 경쟁작 중 '노트북' '워터 포 엘리펀트' 등과 함께 '위대한 개츠비'를 기대작으로 꼽았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서울 강남구 오디컴퍼니 사무실에서 '위대한 개츠비' 포스터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윤서영 인턴기자

신 대표가 세 번째 도전작으로 '위대한 개츠비'를 선택한 것은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다. 그는 "개츠비는 방향은 잘못됐을지언정 꿈과 맹렬한 의지를 지닌 인물인 것만은 분명하다"며 "개츠비를 통해 순수한 열정으로 무언가를 좇는 이상주의의 회복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원작인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 속 개츠비는 '뮤지컬계 돈키호테'로 불리는 신 대표와도 무척 닮았다. 그는 오디컴퍼니 설립을 준비하던 30세 때부터 언뜻 허황돼 보이는 브로드웨이 진출의 꿈을 향해 달려왔다. "대본과 음악만 가져다 변형해서 무대에 올리는 논레플리카 작품을 잘 만들어 선두 업체들과 차별화하고 세계적 성공을 이루는 게 목표였어요. 처음부터 한국 시장 1위 공연제작사가 되는 데에는 흥미가 없었죠."

'강남 빌딩 두 채 값 날리며 브로드웨이 배워"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포스터. 오디컴퍼니 제공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신 대표가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도전을 계속하는 이유는 장기적 지식재산권(IP)의 파괴력과 사업성을 믿기 때문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창작진과 배우가 모두 미국인이지만 신 대표는 "콘텐츠 산업의 핵심은 프로듀서"라며 "공연권을 갖는 프로듀서가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분명한 'K뮤지컬'"이라고 강조했다.

"뮤지컬은 차기 한류 콘텐츠로 잠재력이 크지만 꿈만으로는 안 됩니다. 자본과 시스템이 있어야 하죠. 제가 성공하면 한국의 뮤지컬 시장이 세계로 확장되는 것이고 더 많은 창작자에게 길을 열어 주는 셈이 됩니다. 우선 목표는 '위대한 개츠비'를 장기 공연하는 겁니다. '위대한 개츠비' 10주년 기념 인터뷰를 꼭 다시 하고 싶네요."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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