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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동분서주 헤일리 “미래를 보자”… 트럼프는 ‘대관식’ 준비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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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동분서주 헤일리 “미래를 보자”… 트럼프는 ‘대관식’ 준비 분주

입력
2024.01.24 04: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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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 뉴햄프셔 경선 D-1 현장 르포]
트럼프>헤일리 지지율 격차 더 벌어져
여성층에서도 열세… 무당파 견인 총력
‘부통령 경쟁’ 공화 후보군 트럼프 유세에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22일 뉴햄프셔주 세일럼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세일럼(미국 뉴햄프셔주)=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22일 뉴햄프셔주 세일럼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세일럼(미국 뉴햄프셔주)=AFP 연합뉴스

“떠오르는 트럼프에 맞서기 위해 헤일리가 최후의 저항에 나섰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 공화당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하루 전인 22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유세 행보를 이렇게 묘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치고 나가는 당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역전을 노리는 헤일리 전 대사는 종일 동분서주했다. 중도 보수층이 두터운 뉴햄프셔 경선은 헤일리 전 대사에게 최고이자 마지막 기회다. 하지만 승기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넘어온 분위기다. 여론 지지율과 세력 규모 격차가 확대일로다.

분열 말고 통합 이끌 대통령 바라지만

이날 하루 동안 헤일리 전 대사는 주 전체를 두루 돌며 6개의 크고 작은 유세를 소화했다. 헤일리 전 대사 유세의 핵심 메시지는 일관적이다. “미래를 보자”는 것이다. 그는 이날 프랭클린 유세에서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이 됐다”며 “내일 여러분이 (과거와) 같은 것을 더 원하는지, 아니면 새 지도자를 원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또 “미국은 대관식을 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세론’도 일축했다.

22일 미국 뉴햄프셔주 프랭클린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주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유세를 함께 본 뒤 돌아가는 지지자 가족. 프랭클린(미국 뉴햄프셔주)=권경성 특파원

22일 미국 뉴햄프셔주 프랭클린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주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유세를 함께 본 뒤 돌아가는 지지자 가족. 프랭클린(미국 뉴햄프셔주)=권경성 특파원

젊음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대결을 바라지 않는 미국인의 비율이 70%를 웃돈다며 “둘 중 누구도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는 각각 81, 77세다. 반면 헤일리 전 대사는 52세로, 상대적으로 젊다.

헤일리 전 대사의 연설 내용은 주로 정책이었고, 지지자들도 차분히 들었다.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장과 대조적이었다.

헤일리 유세장에서 만난 오르디 키트리에(50)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법학)는 “미국 차기 대통령은 분열시키는 대신 통합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세장을 찾은 60대 여성 애냐 마이클은 “우리는 극단적인 것에 지쳤다”며 “상식을 따르고 공통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단 출발은 좋다. 1960년대부터 전통적으로 프라이머리 시작을 알려 온 뉴햄프셔 북부 작은 마을 딕스빌 노치에서 23일 0시 투표가 진행됐고, 헤일리 전 대사가 6표를 싹쓸이했다.

전방위 우세… 왕관 바짝 다가간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중도 하차한 팀 스콧(왼쪽 두 번째) 상원의원이 22일 뉴햄프셔주 라코니아 유세에서 당내 유력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맨 왼쪽) 전 미국 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함께 무대에 오른 더그 버검(오른쪽 두 번째) 노스다코다 주지사, 사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맨 오른쪽)도 대선 주자였다. 라코니아(미국 뉴햄프셔주)=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중도 하차한 팀 스콧(왼쪽 두 번째) 상원의원이 22일 뉴햄프셔주 라코니아 유세에서 당내 유력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맨 왼쪽) 전 미국 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함께 무대에 오른 더그 버검(오른쪽 두 번째) 노스다코다 주지사, 사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맨 오른쪽)도 대선 주자였다. 라코니아(미국 뉴햄프셔주)=로이터 연합뉴스

하지만 여론조사가 보여 주는 것은 왕관에 바짝 다가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미국 서퍽대·보스턴글로브·NBC10방송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57%)과 헤일리 전 대사(38%)의 지지율 격차가 1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자기 지지 기반인 여성(47% 대 48%)이나 대졸 이상 고학력자(45% 대 50%) 집단에서마저 헤일리 전 대사가 열세를 면치 못했다.

반전의 관건은 투표율이다. 공화당 성향 무당파가 얼마나 많이 투표소에 나오느냐에 헤일리 전 대사 선전 여부가 달려 있다. 무당파(58% 대 35%)는 서퍽대 조사에서 65세 이상(48% 대 46%)과 더불어 헤일리 전 대사가 우세한 딱 두 그룹 중 하나다.

뉴햄프셔 공화당 전략가인 짐 메릴은 로이터통신에 “투표한 유권자가 34만 명은 돼야 헤일리 전 대사에게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최고 기록은 2016년 경선 당시 28만7,652명이다. 헤일리 캠프가 무당파 견인에 총력을 쏟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뉴햄프셔 주정부는 등록 정당이 없는 유권자도 정당을 골라 프라이머리에 참여할 수 있게 허용한다.

하차한 경선 경쟁자 지지층 대부분을 흡수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리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사퇴는 주마가편 격이었다. 두 사람이 당내 극우파 유권자를 공유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캠프는 변수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헤일리 전 대사) 한 명 남았다”며 “그 한 사람도 내일이면 아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세장은 부통령 후보군 각축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햄프셔 라코니아 유세에서는 경선 주자였던 사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와 팀 스콧 상원의원이 지지 연설을 했다. 하루 전에는 역시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여성 하원의원 엘리즈 스테파닉도 지지 유세에 참여했다.

뉴햄프셔에서는 23일 민주당 프라이머리도 함께 진행된다. 하지만 경선에 집계될지는 미지수다. 날짜를 뒤로 미루라는 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데다, 바이든 대통령이 불참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려면 투표용지에 그의 이름을 적어 넣어야 한다.

프랭클린(미국 뉴햄프셔주)=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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