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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은 종북"...한동훈, 공통의 적 때리며 명품백 갈등 봉합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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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은 종북"...한동훈, 공통의 적 때리며 명품백 갈등 봉합 시도

입력
2024.01.22 11:30
수정
2024.01.22 17:39
0 0

"86 정치인은 종북 성향...미안함 가질 이유 없어"
김경율 "TK 의원께 분별없는 발언...죄송"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더불어민주당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정치인을 가리켜 '종북 성향'이라고 직격했다. 공통의 적에 화력을 집중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이 촉발한 당 내분을 수습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으로 내분의 한 가운데 선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총선 승리에만 매진하겠다"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동훈, 임종석 거론하며 "저는 92학번,미안함 가질 이유 없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 공개 발언에서 최대 현안인 김 여사 명품백 의혹을 둘러싼 당정 충돌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번 총선의 큰 시대정신 중 하나가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거명하며 "그분들 중 상당 부분은 지금은 말조심을 하지만 당시 종북 성향으로 운동했던 분들"이라고 주장했다. "임종석이 저한테 '동시대에 있었던 학생들이 미안함을 가져야 한다' 이런 얘기를 했던데 저는 92학번이다. 제가 특별히 누구에게 미안함을 가질 이유는 없다"고도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취임하며 운동권 청산을 주요 과제로 내걸었다. 그러자 임 전 실장은 지난달 27일 "12·12 군사 쿠데타와 전두환 군사정권에 저항했던 우리의 삶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이에 대한 재반박 성격이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의 발언 이후 3주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화제 전환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북한 도발에 대해 언급하면서 '선대들' '우리 김정일, 김일성 주석 노력이 폄훼되지 않도록'이라고 표현했는데 운동권에서 많이 쓰던 표현"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 있었던 판문점 도끼 만행과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 침투 사건, 아웅산 테러, 연평도 포격 등을 열거하며 “(김일성 김정일이 평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박은식 비대위원의 5·18 광주항쟁 인식과 관련한 오보에 기반해 수석대변인 논평을 냈다가 철회한 것과 관련해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고개숙인 김경율 "한 위원장 입장에 전적 동의"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 사과 등을 강하게 요구했던 김경율 비대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얼마 전 제가 우리 당 대구·경북(TK) 의원님들께 분별없는 발언을 했다"며 "다시 한번 이 자리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비대위원은 앞서 윤재옥 원내대표가 '김 여사 명품백 의혹의 본질은 공작'이라고 강조하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수도권과 TK 출마자의 인식 차이"라고 맞받아 TK 의원들 반발을 불렀다. 다만 김 비대위원은 회의 후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한 위원장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한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공개 발언에서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의 진상이 은폐 축소됐다는 민주당의 비판을 '생떼 쓰기'로 규정했다. 하지만 명품백 의혹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회의 직후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회의에서 대통령실의 한 위원장 사퇴 요구나 위원장 거취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참석 전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실 사퇴 요구에 대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왔다. 저는 선민후사하겠다"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김 여사 명품백 의혹에 대해서도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면서 국민 눈높이가 중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지켰다.


이성택 기자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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