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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서면 도서관… ‘책 읽는 세종’ 새로운 도시경쟁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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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서면 도서관… ‘책 읽는 세종’ 새로운 도시경쟁력으로

입력
2024.01.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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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39만 세종 도서관책 413만...인당 10.6권
곳곳에 도서관... '책읽은 세종' 도시브랜드로
독서율...성인 50.5%, 학생 100% "평균 상회"
교육감 "독서는 살아가는 힘 기르는 큰 무기"

정부세종청사 인근, 세종 신도시 중심에 자리한 국립세종도서관 전경. 세종=정민승 기자

정부세종청사 인근, 세종 신도시 중심에 자리한 국립세종도서관 전경. 세종=정민승 기자

세종시는 최근 어진동 어진작은도서관 밖에 ‘U-도서관’을 설치했다. 컨테이너 부스형 시설로 24시간, 365일 책을 빌려보고 반납할 수 있는 스마트 도서관이다. 다른 지역에도 있는 시설이라 그 자체로 의미 부여는 힘들지만 도서관 접근성이 좋은 세종에서, 이제 ‘24시간’ 책을 빌려 볼 수 있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책 읽는 세종’이 새로운 도시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종시립도서관 관계자는 17일 “이로써 세종에는 도서관 방문 없이도 책을 빌려 볼 수 있는 스마트 도서관이 11곳으로 늘었다”며 “’집 나서면 공원'에 더해 세종시는 이제 ‘집 나서면 도서관’ 도시로도 이름을 더 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도서관은 이번에 설치된 어진동을 포함, 종촌동 보람동 새롬동 한솔동 등 복합커뮤니티센터(주민센터)가 있는 주택단지 외에도 싱싱장터(도담)와 같은 마트, 세종고용복지센터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조치원주차타워 중앙공원 등 공공시설에도 설치됐다.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대왕이 그랬던 것처럼 시민들이 책을 끼고 지낼 수 있도록 도시 곳곳에 도서관을 배치하고 있다”며 “높은 접근성의 도서관이 세종시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U-도서관은 세종시 공공도서관 또는 모바일 회원증을 소지한 시민이면 누구나 1인당 2권씩 14일간 대여할 수 있다.

“선진국 능가” 비교 불가 도서관

올해로 출범 12년을 맞은 세종시의 독서 장려 정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책 읽은 세종’을 기치로 ‘십만양서단(十萬良書團)’, ‘오감양서단(五感養書團)’ 등 독서 캠페인을 벌여 도서ㆍ도서관 확충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도시 곳곳에 문을 여는 도서관 때문에 ‘세종 신도시에서는 서점을 열면 망한다’는 게 정설로 통할 정도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급 간부는 “10년 전 미국 연수 때 잘 돼 있는 현지 도서관들을 보고 많이 부러워했는데, 지금 세종의 도서관은 그보다 훨씬 더 발달했다”고 말했다.

세종중앙공원에 설치된 U-도서관. 세종시립도서관 제공

세종중앙공원에 설치된 U-도서관. 세종시립도서관 제공

실제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이 이전하고 직원들과 그 가족이 주축이 돼 형성된 세종시의 도서관, 독서 관련 지표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년마다 조사해 발표하는 국민독서실태 조사(2021년)에 따르면 ‘1년 동안 교과서 수험서를 제외한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독서율)은 세종시가 성인 50.5%, 학생 100%로 전국 평균(성인 47.5%, 학생 91.4%)보다 높게 나타났다. 세종시립도서관 관계자는 “90만 권이 넘는 장서를 보유한 국립세종도서관이 있고, 시립도서관 등 곳곳에 위치한 수십 개의 도서관이 보유한 장서 덕분”이라며 “관내 도서관 장서 수는 413만6,000권으로 1인당 책이 10권이 넘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세종시 주민등록 인구는 38만6,525명이다.

1인당 10.6권... “국내 최다”

세종시 관내 도서관 보유 장서를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문체부가 운영하는 국립세종도서관이 91만9,000권을, 세종시립도서관은 16만7,000권을 갖고 있다. 또 각 기초생활권(동 단위)별로 구축돼 있는 복합커뮤니티센터 내 공공도서관 14곳에선 62만3,000권을 보유하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이 외에도 각 아파트 단지별로 차려진 공립작은도서관 9곳과 사립작은도서관 55곳에도 도서 구입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신도시에서는 어디에 살더라도 걸어서 10분이면 도서관에 닿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박구원 기자

그래픽 박구원 기자

세종시가 ‘책 읽는 도시’로 자리를 잡은 배경에는 이렇다 할 즐길 거리가 부족한 신도시 상황과 연결돼 인식되기 쉽지만,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계획된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는 “세종시가 미래 복지문화국가의 모델 도시로 계획돼 건설됐고, 그 중심에 인구 2만~3만 수준의 기초생활단위에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있다”며 “세종에서 첫선을 보인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세종시의 읍ㆍ면 지역은 물론, 전국의 혁신도시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상형의 BRT 도로를 따라 6개의 지역생활권역(1~6생활권)이 포도송이처럼 발달한 덕분에 세종 신도시에선 ‘시내’ ‘중심가’가 없다. 6개 생활권은 다시 22개의 기초생활권(동)으로 구성되며, 이 기초생활권에는 문화 보건 의료 복지 등 다양한 시설을 품은 복합커뮤니티센터가 들어간다.

“독서는 생존을 위한 강력한 무기”

신도시인 만큼 대부분의 학교가 신설 교사인 점도 세종이 책 읽는 도시로 자리를 잡는 데 유리하도록 했다.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53곳, 중학교 24곳, 고등학교 20곳, 관내 97개교 도서관이 보유한 책은 186만 권에 이른다.

세종시립도서관 전경. 세종시립도서관 제공

세종시립도서관 전경. 세종시립도서관 제공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도서관들이 접근성이 좋은 데다 신간 도서를 많이 구비하고 있어서 학생들의 이용률이 높다”며 “시설 측면에서도 뛰어나 도서관을 활용한 수업, 독서 수업, 정보활용 수업, 도서관 자료 교과 연계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학교운영비의 3%를 도서 확보비로 쓰도록 하고 있고, 이와 별도로 교육청은 각 학교의 도서 구입을 지원하고 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시대에도 자기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고, 그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소통 능력을 키우는 독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강력한 도구”라며 "독서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해밀초등학교 도서관 내부 모습.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세종=정민승 기자

세종시 해밀초등학교 도서관 내부 모습.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세종=정민승 기자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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